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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Jun 03. 2023

스킨인더게임 /독후감248

 [블랙 스완]의 작가이기도 한 나심 탈레브의 말투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싸우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본인 한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25년 동안 삶을 관통하며 배우며 얻은 경험에 대해 주장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거나 글을 풀어내는 문투文套가 원래 그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가 중요시하고 자주 쓰는 단어가 있다.

린디 효과 Lindy Effect라는 단어인데 설명하자면 이렇다.

지금껏 생존해 온 기간이 길수록 기술, 사상, 기업 등의 기대수명이 더 길어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인간의 기술이 오래된 것일수록 앞으로 더 오래도록 활용될 것으로 기대됨을 설명하는 것이 린디 효과다.

 예를 들어 책을 이야기할 때 출간 이후 수백 년째 사람들에게 읽힌 것이라면 앞으로도 수백 년 동안 계속해서 읽힐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린디 효과를 얻는다는 것은 세월이 증명해 주었으므로 앞으로도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인데 린디 효과를 얻은 작가가 주장하는 핵심 내용들은 과연 무엇일까?


 그가 치를 떨고 정말로 싫어하는 단어도 있다.

간섭주의자 interventionist라는 단어인데 의미가 어렵지 않다.

어떤 상황에서 당사자가 아닌 데도 직접 참여하거나, 아무런 책임을 질 일이 없는데도 해당 상황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하여 개입하고 나서서 결국 문제의 취약성만을 유발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쉽게 말하면 책임은 지지 않고 의견만 내는 부류들이다.


 긍정적 느낌의 린디 효과와 부정적 표현의 간섭주의자라는 단어만 보아도 작가가 강력히 주장하는 내용이 대략 짐작 가능하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책임의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과 책임의 불균형은 위험한 미래를 자처할 뿐이다.

 책임을 지지 않는 간섭주의자들은 일과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이 중요하고, 책임지는 행동이 신뢰를 만든다. 책임지는 사람에게 판단의 권리를 쥐여주는 것이다.

너무 1차원적이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오직 생존을 보장하는 행동만이 유의미하고 합리적이며, 이는 전문가나 평론가의 평가가 아닌 시간이 검증해 준이다. 이것이 린디 효과이다.


 이외에도 [스킨인더게임 Skin in the Game]에는 낯선 용어들이 자주 보인다.

모두가 작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자신만의 단어같이 사용하지만 자신이 직접 만들었는지 이미 있는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인지까지는 모르겠다.

그중 테일 리스크 tail risk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띄는데 리스크에 대한 작가의 자세에 동의한다.

 테일 리스크란 정규분포 그래프에서 양 사이드에 꼬리처럼 생긴 부분을 지칭하며, 3 표준편차 이상을 벗어나는 위험을 의미하는데 약 0.2% 확률 정도이다. 유전자조작 식품이나 기후 온난화 그리고 핵무기 사용과 같이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일으키는 테일 리스크라면 철저히 회피하는 것이 맞지만, 커다란 이익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일반적인 리스크라면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자세이다. 따라서 우리는 테일 리스크가 아닌 예측 가능한 위험을 사랑하고 행동과 책임의 균형을 꾀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나심 탈레브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처럼 다음과 같은 일들만 피해도 우리는 꽤 괜찮을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이 없는 의견,

가치가 없는 나이,

노력이 없는 인생,

희생이 없는 사랑,

공정함이 없는 권력,

경험이 없는 가르침,

따뜻함이 없는 예의,

문화가 없는 진보,

투자가 없는 협업,

손실 감수가 없는 부의 추구,

깊이가 없는 복잡함,

내용이 없는 연설,

의심이 없는 과학,

포용이 없는 종교,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임이 없는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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