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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May 27. 2023

다정한 개인주의자 /독후감247

X세대

 

‘내가 왜 이럴까? 나는 또 왜 그랬을까?’처럼 생활에서 자주 튀어나오는 이런 류의 질문에 정답이 있겠냐마는 내가 처한 세대나 내가 겪은 시대가 이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번 조금 더 욕심부리지 못하고 겸손인양 거절하며 나중엔 후회하고, 때로는 이기주의자인지 개인주의자인지 갈팡질팡하며 살아가는 혼란의 몫은 일정 부분 내가 살았던 시대 때문에 혹은 내가 처한 세대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X세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1970년대생이 X세대이다.

이제 X세대는 40대가 되었다. 50대는 민주화의 주역이었으며, 60대 이상은 산업화의 주역이었다. 아래로 30대는 진정한 의미에서 시민화를 이루어 낸 주역이다. 그렇다면 X세대는 무엇의 주역인가? 선배 세대인 50대와 부모 세대인 60대에게 민주화, 산업화에 대한 부채의식을 느끼고 있는 윗세대의 아류인가? 혹은 사회 곳곳에 인권 감수성을 명확하게 높인 30대에 대한 베타버전인가?


 X세대라 불리는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이렇게 끼어 있기만 하는 건가? 무언가 저력이 있긴 있는 것 같은데?

 윗세대에게 꾸지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다 그러면서 배우는 거지”하면서 회사생활을 배웠으나 내가 윗세대가 된 후에는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히 하는 사이다 세대를 아랫세대로 맞닥뜨린 세대라서 또 참아내야 하는 건가?

 윗세대를 대접해 주었으나 막상 내가 윗세대가 되니 온갖 대접이 사라진 첫 세대!


 여기서 나를 토닥거려 주는 작가의 인사이트를 읽는다.

‘20대에 IMF 외환 위기를 겪은 X세대는 일자리가 대거 사라지는 기회 부족 상황에서 비교적 경쟁이 덜 치열한 문화예술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문화예술 분야에 진출한 X세대는 아직 영글지 않은 대한민국 문화의 곳곳에서 저변을 다지는 역할을 한다.

 이로써 윗세대는 각각 산업화와 민주화를, 아랫세대는 평등화를 가져와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데 기여했다면 X세대는 훗날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K-컬처의 기반이 되었다.’

(BTS를 만든 방시혁 하이브 의장, [강남스타일]의 싸이, JYP의 박진영, YG의 양현석 등등등)


 낀 세대이지만 그래도 문화적으로 사회에 기여한 X세대의 강점은 적응력이다. 

끼어 있다 보니 발현된 장점이리라. 생각해 보니 나에게도 상황을 대처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적응력이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는 듯하다. ‘이 일 아니면 안 되는’ 일이 없었으니 이 일 저 일 닥치는 대로 해보면서 업무 스킬을 다져나가게 된다. 일단 해보면서 적응해 나간다.


 낀 세대에 대한 변명을 찾으면서 책을 읽고 있다가 처한 운명을 인정하고 수용하게 되었다.

‘내가 왜 이럴까?’가 아니라 ‘나는 그럴 수 있어. 내가 X세대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 있기도 하고, 내가 살아왔던 시대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 거야.’라며 나를 위로한다.

 마음속으로 쓰라려하며 후회하지 않는다. 그냥 인정한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용한다. 여기서 끝났으면 결국 변명같이 들렸을 것이다.

시대 상황을 인정하고 수용한 X세대들은 용기를 내어 X세대다운 리더십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끼임’에서 발현된 적응력과 위와 아래를 이해하는 소통능력, 윗세대에게 배웠던 성실성과 책임감 그리고, 아랫세대의 탈권위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 X세대는 문화계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도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기에 충분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 조용한 실력자가 아닐까?

 X세대 캐릭터가 승화되어 솔선수범이 체화되어 있고 권위 의식 없는 최초의 리더가 될 수 있다.




 X세대 작가는 에필로그에 X세대를 이렇게 표현한다.

‘무엇보다 어정쩡해 보이는 이 성격의 상당 부분이 내가 X세대로서 겪어온 사회적 자아에서 연유했음을 알면서 새로운 잠재력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X세대는 자기만의 중심축을 가지는 리더십이 특히나 중요하다. 윗세대를 따라 하는 리더십이 아닌 X세대다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그 이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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