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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Sep 29. 2018

위대한 유산/ 독후감4

Great Expectations

 영어는 어렵고도 어렵다. 책을 읽던 도중 영어 제목이 궁금했다.  Great Expectations???
Heritage  Legacy가 아니었다. ‘이런 단어도 몰랐나?’ 하며 구글링을 하고 나서야 유산 상속의 가망성이란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하나 배웠다생각한다.
 
 위대한 유산’(작가 48세에 연재) 이외 올리버 트위스트’(25세에 연재) 두 도시 이야기’(47세에 연재) 를 읽으면서 그가 참 잘하는 표현 중 하나는 길거리 묘사다.
진흙으로 질척거리는 예전 런던의 길거리가 그렇게 더럽더럽 느껴질 수가 없다.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었으리라.
 
 찰스 디킨스 연보를 보면 십대 초반까지 어린 시절은 그가 표현한 영국 길거리처럼 버거웠으며, 결국 그는 아버지가 받은 유산으로 인해 사립학교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어린 시절을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까지의 기간이 너무나 길고, 고통스럽다고 기억하고 있는 탓일까.
 그의 전체 생애 중 불행했던 어린 시절 기간 1/5이 지나서야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 온 것처럼 위대한 유산이 무엇인가에 대한 사실은 책 1/5이 지나서야 알 수 있다.
 
 아직까지 유산 상속과 거리가 먼 주인공 핍은 아직까지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다. 대장간에서 매부의 견습공이 되는 상상도 할 수 있고, 도망쳐서 해군이나 육군 졸병이 될 수도 있고, 머릿속에 그려지진 않지만 상류사회 주변에 머무는 누군가도 상상한다. 이 정도가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핍이 상상할 수 있는 전부다. 하지만, 정직하며 충실한 사람의 좋은 영향은 다른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평범한 것에서 만족할 줄 아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것이 그가 받은 위대한 유산인가?’ 라고 생각했다. 궁핍한 와중에 오직 자신을 다정하게 대해주는 매부로부터 무형적 무엇을 받고 주변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면서 소설은 전개될까?
 
 
 핍은 누구의 양자인지도 모르는 채 멋쟁이 신사가 되었고, ‘헨델이라는 이름도 가지게 되었다. 유산과 함께 하는 헨델은 우리에게 화폐 실링을 사용하던 예전 런던문화와 분위기를 소개해 주고, 사랑하는 매부이지만 동시에 시골 대장장이 매부가 런던까지 찾아와 자신과 만난다는 현실을 회피하고 싶은 인간감정의 알량한 심리작용도 동감할 수 있다. 반대 입장인 매부의 헨델에 대한 호칭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포착되는 상하관계를 느낄 수 있다. 애정을 느낄 때는 핍이라 부르고, 공손하게 부를 때는 선생님이라 부른다. 우리가 사회에서 상대방의 이름보다는 직책을 부르는 것이 혹은 말끝마다 직책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편한 것처럼.
 
 위대한 유산으로 찰스 디킨스가 그의 깊은 뜻을 전달하기 전에 우리는 두 가지 현실을 만난다. 유산을 받았음에도 런던 친구인 허버트와 그는 계속적으로 쌓여가는 빚 걱정을 한다. 남들은 끊임없이 인생을 즐긴다 생각하지만, 당사자들은 그저 보통이며 나름 조절한다 생각하는 것이다.
 또 한가지 현실은 사랑하는 여인이자 항상 상류사회에 머무를 것 같던 에스텔러는 그가 우습게 여기는 드러믈과 결혼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비현실적인 유산을 통해 우리에게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작가의 훌륭한 풍자를 너무 멋없이 표현한 듯 하지만.
유산을 물려준 장본인은 어린 시절 주인공이 갇혀 지내다시피 한 누나 집이자 대장간의 견습공 시절에 도와준 탈옥수 매그위치였다. 유산을 누린 헨델은 다시 탈옥수로 돌아온 그를 돌보기 위해 모든 신경과 행동거지 또한 바뀌게 된다. 유산도 그를 변화시켰지만, 진실도 그를 변화시킨다.
 
 
 이제 헨델은 다시 핍으로 돌아왔다. 매부 조와 같이 진정한 런던의 신사는 자신의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며, 자신의 직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막대한 유산을 부러워하지만 무엇이 ‘위대한 유산’ 인지 이미 알고 있다.
찰스 디킨스의 독특한 풍자를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길 뿐이다. 우린 이미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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