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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Jun 15. 2019

노인과 바다/ 독후감41

어니스트 헤밍웨이

  나는 한 번도 사자 꿈을 꾼 적이 없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꾼다.

‘사자 꿈은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서 검색해 보았다. 사자에게 물린 꿈, 사자 등에 올라탄 꿈, 사자와 싸워서 이긴 꿈 등등등 내가 생각한 방향과는 다소 달랐다.

 책도 내가 읽은 것이고, 느낀 것도 내가 느낀 것이 낫겠다 싶어 곰곰이 생각해 본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꾼다. 무슨 의미일까?

노인은 자기 자신을 사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지간히 대단한 산티아고 노인이니까.

사자의 이미지는 왕이고 멋있으며 대단하지 않은가!

젊은 시절 하루 꼬박 팔씨름을 해서 이기고야 마는 승부욕이 대단한 사람이다.

패배할지 언정 파멸을 택하는 성격의 노인이다.

84일 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고 허탕을 치지만 묵묵히 바다로 향하는 사람이다.

노인의 사자 꿈에는 한 마리 사자만이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한 노인의 사자 꿈은 노인의 마음가짐과 상태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자 꿈을 꾼다는 것은 계속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다. 고난과 역경에 맞서 자신의 행동을 한다는 뜻이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다시금 집중한다는 의미이다.

꿈에 나타나는 사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노인에게 좀 더 많은 힘과 에너지, 평안과 행복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84일 동안 어떤 결실도 없었지만 오늘도 노인은 어구를 챙겨 자신의 돛단배를 띄운다.

이것이 가능하기는 할까? 나라면 정신력은 이미 바닥이 드러났을 것이다.

산티아고 노인은 이 와중에도 한 번도 말이 앞서간 적은 없다. 행동으로써 보여줄 뿐이다.

몸은 지치고 힘들지만 노인의 눈은 세월과 경험을 담아 활기차 있다. 눈은 육체가 쇠하더라도 정신력과 총기에 의해 마지막까지 살아있다. 결국 노인은 3일간의 사투 끝에 1500파운드의 (700kg) 청새치를 잡아낸다.

짝짝짝!!!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외로웠는지 노인의 고기 잡는 과정이 우리의 인생이 흘러가는 과정과 흡사하다.

노인은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 주기도문과 성모송을 백 번씩이라고 외우겠다고 하느님께 기도하듯이 우리도 살아내는 동안 힘들고 지치고 외로우면 술 한잔 마시고 자신에게 다짐하듯 홀로 대화를 하기도 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믿지도 않던 신에게 기도하는 것처럼.


1952년 [노인과 바다]가 소개되기 100년쯤 전에 눈이 살아있는 노인이 한 분 더 계셨다.

몸은 주체할 수 없으나 눈만은 살아있었으며 눈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나오는 빌포르 검사의 아버지인 누아르티에 할아버지이다.

산티아고 노인이 눈을 통해 보이는 정신력으로 청새치를 잡을 수 있었듯이 누아르티에 노인도 눈을 통해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이런 ‘눈과 노인’이라는 교집합으로 두 권의 소설이 연결되어 ‘알렉상드르 뒤마 Alexandre Dumas가 100년 후에 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로 환생하지 않았을까’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으로 잠깐 웃는다.


고난과 역경은 맞닥뜨리기 싫은 것이지만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바다에서 노인이 고기를 잡아 돛을 올려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면 [노인과 바다]는 명작으로 남지 못했을 것이다.

상어 떼는 시련의 역할을 과할 정도로 잘해주었다.

덕분에 노인은 고기를 잡고 나서도 자만하지 않을 수 있었고, 상어 떼의 출몰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희망을 계속 가질 수 있었다.

나 자신마저도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는 노인이 상어에게 다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노인에게 고기 잡는 법을 배우는 소년 마놀린에게 참으로 고맙게 느낀다.

사람 사는 것이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으려면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되는 것인데, 노인에게 마놀린은 그런 존재이다. 고기를 잡는 와중에 노인은 계속 소년을 보고 싶어 한다.

마놀린은 어른을 공경할 줄 알며, 감사할 것은 감사할 줄 아는 소년이다.

바람이 잦아들면 노인과 소년은 바다로 다시 나가 두배 크기의 청새치를 잡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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