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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원 Jul 20. 2019

Quiet 콰이어트 /독후감46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지만 어느 스타트업 CEO의 인터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유일하지 않으니 갖고 있는 생각을 세상과 공유하면 이미 나와 같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도전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의 인터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작가 수전 케인은 ‘내향적인 사람들이 무엇인가 부족하고 잘못되었다고 치부되어버리는 현실이 근거도 없고 어딘가 옳지 않다’는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연구하고 인터뷰하여 내향성이 얼마나 위대한 기질인가를 증명하는 [콰이어트]를 만들었다. 그녀의 노력 덕분에 내가 표현할 수 없었고 내가 증명할 수 없었던 나 자신의 내향성을 인정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서 나는 나 자신이 ‘가면 쓴 내향인’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었다.

수전 케인의 아이디어에 많은 부분 동의하는 과정에서 난 몰랐지만 내가 [콰이어트]를 기다려왔다는 사실을 느꼈다.



 흥미와 기대로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콰이어트]는 초반부터 나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내가 당연시 여겼던 생각들과 의미 깊게 읽었던 알프레드 아들러 이론 그리고,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과 각을 세운다. 그만큼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들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리라.

 ‘성격’이라는 단어는 18세기 이전에 영어에 존재하지 않았고, ‘좋은 성격’이라는 개념은 20세기가 되어서야 널리 퍼졌다. 산업 성장을 겪는 미국의 20세기에 인구 3분의 1 이상이 도시 거주민이 되었다. 1790년엔 미국인 중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은 고작 3퍼센트였다.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 살게 되면서 ‘인격’의 시대에서 ‘성격’의 시대가 되었으며, 이는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는 기준으로 외향성과 내향성을 구분하게 되었다. 여전히 우리는 ‘성격’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에는 외향적인 사람들만 모조리 성공하고 존재하는 듯 하나, 작가는 조곤조곤 사려 깊은 내향적인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세상에서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찾아서 보여주는 것, 이와 같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보여주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혹은 아시아보다 표현도 풍부하고, 대화도 많은 미국은 책에서처럼 좀 더 외향성과 내향성의 충돌로 많은 고민들이 드러날 수 있다.

 내 주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이 혼자 고민하고 혼자 삭히는 듯하다. 여러 가지 연구와 인터뷰가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지만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던 부분은 대개의 그룹에서 내향성인 사람들이 5퍼센트 미만과 같이 소수가 아니라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때로는 마음에 상처를 혼자 아물게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교회에서 예배 전 찬송가를 부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후렴구를 반복하여 부른다. 앞에 선 기타를 메고 있는 목사님은 양팔을 하늘로 올리며 주님을 찬양하며 ‘주여!’ 하고 외친다. 이때 나는 항상 갈등에 서 있다. 나도 양팔을 하늘을 향해 쭉~ 뻗어야 하는 것일까? 나도 ‘주여!’라고 외쳐야 할까? 다행히 예배 시작으로 목사님께서는 성경 말씀을 읽으신다.

 예수님을 큰 소리로 사랑하지 않으면,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목사님이 외향적이다 나는 내향적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향적인 사람들이 열정과 열의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외향적인 사람들처럼 대놓고 표현하는 유형이 아니라는 말이다.


 인용된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내향적인 사람은 ‘조사하게 되어’ 있고 외향적인 사람은 ‘반응하게 되어’ 있다.”라고 한다. 이와 같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것 자체를 중지하지 말고 그 방식을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

내향성인 사람들은 세상이 외향적인 사람들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회복 환경 restorative niche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자신이 과묵하게 행동하는 것이 상대에게 혹은 외향적인 사람들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하도록 노력해 보아야 한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이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나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일이 얼마나 필요한지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아야 한다.

 이것이 서로의 노력으로 가능한 이유에 대해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누구나 다 양쪽 면은 조금씩 있지 않은가?”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은 서로 다르게 사회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향적인 사람들도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자기가 아끼는 사람, 혹은 다른 귀중한 것을 위해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다.’ 고 하는 말은 내 삶에 대해 많은 부분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조금 더 이 책을 일찍 만났더라면 지금 [즐기고 행복해하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조금 더 빨리 내 삶의 중심으로 가지고 올 수 있었을 텐데 라고 생각해본다.

 내향적인 사람들이 무엇이 자신에게 혹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프로젝트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세 가지 단계를 꼭 공유하고 싶어 이로써 독후감을 마친다.

 첫째, 어린아이 일 때 무엇을 좋아했는지 회상해보라.

 둘째, 자신이 끌리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셋째, 자신이 부러워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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