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무슨 도 닦는 소리 같은 말만 늘어놓는군.”과 같은 반응을 나타내거나 양자물리학의 “관찰자 효과”에 관심을 가지면서 진지하게 작가의 의견에 동의할 수 있는 두 가지 경우가 기대된다. 이 책을 앞에 두고 영적인 능력을 얻겠다거나 내적인 성찰을 얻기 위해 명상을 하는 득도한 누군가가 되겠다는 것보다 ‘사람이 감당하기 버거운 고통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책을 시작한다.
작가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마저 돌아가신 고통으로 위기를 마주했었다.
왓칭 watching이라는 것은 ‘바라본다’라는 표면적인 의미가 있으나, 저자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바라보는 의식을 말한다. 무심코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목적을 갖고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의식은 대단한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작은 차이는 횟수가 누적되면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어떤 행위나 실천이든 앞으로 1년만 하고 그만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과 평생을 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의 차이는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수치적으로는 똑같은 기간 동안 똑같은 시간 연습을 했을 때 무려 4배나 실력이 향상되었다는 추적조사 결과도 있다.
왓칭은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 마음을 바꿔놓고 지능을 바꿔놓고 몸을 바꿔놓는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어떻게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는가’에 대한 비밀은 미립자에 있다.
양자물리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과학원이 1998년에 실시한 이중 슬릿 실험 double-slit experiment에서 실험자가 미립자를 입자라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입자의 모습이 나타나고 물결로 생각하고 바라보면 물결의 모습이 나타나는 현상을양자 물리학자들은 ‘관찰자 효과 observer effect'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미립자는 눈에 안 보이는 물결로 우주에 존재하다가 내가 어떤 의도를 품고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돌연 눈에 보이는 현실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왓칭의 비밀이다.
미립자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미립자는 우리의 생각을 알아차린다.
기도는 무언가 진실로 바라고 요구하는 바람이자 행위이다. 기도가 현실에서 효과가 있다고 믿는 믿음은 미립자로 설명 가능하다. 기도를 반복할수록, 기도를 동일한 장소에서 반복할수록 기도의 기운이 서려 기도의 영향을 받은 미립자들의 반응으로 기도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침마다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부모님의 기도 덕분에 나 자신과 나의 가족 모두가 무탈하고 내가 뜻하는 바를 이뤄나갈 수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기회를 갖는다.
여전히 나는 왓칭이 명확하지 않다. 아직도 왓칭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하다.
왓칭은 우리의 몸도 바꿔놓는다. 식탐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먹는 것, 먹고 싶은 것을 이해해준다는 것인데 이해만으로 식탐이 사그라지는 것일까? 과연??
작가는 음식 충동을 외면하지 말고 억눌러 대지 말고 어린아이처럼 달래 보라고 권유한다. 마음속에서 실컷 먹어보라고 권유한다. 마음속에서. 그러면 먹고 싶은 충동이 가라앉는다. 식탐도 지능과 자존심이 있어 식탐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식탐’도 조용해진다.
단지 바라보는 것을 왓칭한다고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의식을 갖고 의지를 갖고 실천하라는 말이 좀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너무 책의 내용이 신비주의 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것을 염려한다. 의식을 품는 생각과 마음이 왓칭이라 말하고 싶다.
모든 것을 진정한 마음으로 대하게 되면 미립자가 우리의 맘을 읽고 반응할 뿐이다.
머릿속을 무엇으로 무슨 생각으로 채울지가 제일 중요하다. 우리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무조건 왓칭한다고 무조건 바라본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몇 가지 요령이 있다. 이른바 왓칭 요술이다.
_원하는 결과보다 원하는 이미지를 상상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상상하는 것이다.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_내가 나를 상상하는 것보다 내가 청중이나 타인이 되어 내가 나를 바라보면서 상상하는 것이 좀 더 강력하다.
_상상의 방법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과정을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미리 그려 넣으면 실행하기 훨씬 수월하다.
_불만이 일고 화가 나면 고통의 감정을 남의 눈으로 바라보듯이 바라보는 것이다. 90초 후에 부정적 생각이나 감정은 자연히 수그러든다. 그 사이 감정에 휩싸이게 되면 화에 기름을 붓는 것과 똑같다. 점점 불길만 커진다.
_장점과 단점은 한눈에 보이지 않는다. 긍정을 바라보면 부정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은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이 있다고 해서 장점이 전부가 아니다. 단점이 있다고 해서 단점이 전부가 아니다. 전체를 이루는 장점과 단점이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이것을 양자물리학에서는 상보성의 원리 principle of complementarity라고 부른다. 한 가지 것을 두 가지로 동시에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장점에 초점을 맞추면 단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좋은 것은 장점만 바라보면 장점이 점점 더 커진다.
왓칭 watching은 내가 나를 바라본다는 개인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나와 타자와의 관계에서도 성립되는 자세로 발전한다. 내 문제로 나를 바라보기도 하지만 타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불편한 소리나 마음에 상처 주는 말을 내뱉는 것보다 상대방을 바라보고 배려하는 식으로 왓칭을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사실 우리는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혹은 남을 의식하고 있는 경우에) 훨씬 신경 쓰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