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면 일어나면 된다

넘어지는 순간보다 일어나는 순간에 집중하자

by 드림캡처 변성우
저녁을 먹고 나서 빈이와 준이는 일찍 잠자리에 든 엄마와 씻으러 들어간 아빠를 뒤로 한채 둘만의 얘기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오늘따라 준이는 궁금한 점이 정말 많다. 그 궁금증 보따리를 형아에게 풀어놓습니다.


준 : 형아! 어제 여기 도착해서 엄마가 저녁준비할 동안 형아랑 아빠, 그리고 나는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았잖아. 우리가 가지고 온 축구공으로 축구하면서. 나는 정말 재미있었거든.

빈 : 그래 준아~ 그랬었지. 나도 니가 뛸 수 있게 되니까 함께 공도 차고 요즘 축구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 그래서 우리가 여행갈때 항상 축구공을 가지고 다니잖아!


준 : 근데 형아! 어제 내가 뛰어다니면서 공을 찰려고 하니 잘 안되더라구요. 가끔 공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공을 쫓아가다가 마음만 너무 앞서서 그런지 앞으로도 여러번 넘어졌거든. 근데 넘어지는 순간에는 좀 아프더라구. 근데 공이 굴러가고 있는 것이 보이니까 계속 넘어진 상태로 있지는 못하겠더라구.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다시 공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어. 그랬더니 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넘어졌는지 금방 잊게 되었어.

빈 : 그래? 너 정말 신나게 공을 찼구나. 너 어렸을적에는 전혀 안 그랬었거든. 걷다가 넘어져도 아프다고 계속 울고 그러면 엄마랑 아빠가 널 안아주더라구. 그제서야 울음을 그쳤어. 안아주기 전까지는 절대로 일어나지도 않고 울음도 그치지 않았어. 그 때 기억나?


준 : 아니 기억 안나는데. 내가 그랬어? 왜 그렇게 울고 있었지? 정말 아파서 그랬는가봐! 아마 형아도 어렸을 적에는 그랬을 껄? 맞지?

빈 : 아마도 너랑 똑같았겠지. 그런데 어느 순간이 되니까 뛰다가 넘어져 상처가 났는데도 넘어지는 순간이 지나가니까 아프지 않더라구.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전에는 넘어지면 아프다는 생각부터 먼저 한 것 같아. 실제로는 그리 아프지 않았는데도 말이야. 아마도 엄마랑 아빠가 내가 넘어졌다는 것을 안아주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준 : 맞아. 실제로는 그리 아프지 않더라구. 근데 왠지 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래서 아프지 않아도 아프다고 울었지. 이렇게 자꾸 하다보니 넘어지자마자 울기부터 시작했어. 어느 순간이 되니까 엄마랑 아빠도 더 이상 날 안아주지 않고 보고만 있었어. 아프지 않았다는 것을 안 걸까?

빈 : 아마도 알꺼야! 나도 그랬었거든. 엄마와 아빠가 안아주지 않고 보고만 있으니까 그만 울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 그래서 그 때부터는 넘어져도 잘 안 울었어. 그냥 일어서고 나니 괜찮던데. 울지도 않고 일어나니까 엄마랑 아빠도 나에게 "최고!"라고 말하며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주더라구. 기분이 엄청 좋았지.


준 : 형아도 나랑 똑같네! 그냥 일어서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아. 아프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엄마와 아빠도 칭찬해주고. 오히려 잘 했다고 더 안아주더라구. 울었을 때 안아주는 것보다 잘 했다고 안아주니까 기분이 더 좋아졌어.

빈 : 맞아 맞아! 우린 언제나 넘어질 수 있어. 엄마와 아빠도 한번씩 걸려서 넘어지더라구. 근데 울고 있지는 않아. 울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이제 운다고 안아주는 사람도 없잖아. 안아주기를 바란다면 최대한 빨리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더라구. 그냥 툭툭 털고 일어나니 칭찬도 해주고 기분도 좋던데. 그래서 나는 넘어졌을 때 얼른 일어나. 예전에는 넘어지는 순간에 어떻게 울까부터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넘어지면 어떻게 빨리 일어날까부터 생각을 해. 빨리 일어나면 날수록 앞으로 더 뛰어갈 수도 있고 엄마와 아빠도 더 칭찬해주더라구.


다시일어나기2.png


준 : 형아~ 나 이런 경우 저번에도 있었다. 그 때는 정말 많이 넘어졌지. 근데 재밌었어.

빈 : 넘어지는게 재밌었어? 언제 어디에서?


준 : 저번에 형아 열이 나서 엄마랑 집에 있을 때 키즈카페 갔었거든. 거기에 '봉봉'이라는 놀이가 있는거야? 아마 형아도 해봤을꺼야! 노란색의 동그란 원위에 가만히 있기만해도 자꾸 넘어져. 계속 뛰어야 넘어지지 않는데 그래도 자꾸 넘어지더라구. 약간 기울어진 부분도 있었는데 계속 올라가니까 계속 넘어져. 근데 하나도 안 아파. 일어서서 또 뛰고 또 넘어지면 또 일어나서 뛰고... 정말 재미있더라구.

빈 : 아~! 봉봉. 그거 나도 정말 재밌게 놀았어. 넘어지면 일어나고, 또 넘어지면 또 일어나고. 재미있더라구. 넘어졌다고 계속 넘어진 상태에 있으니까 주위가 출렁출렁거리고 일어나기가 더 힘들더라구. 넘어졌을 때의 반동으로 재빨리 일어나니까 한번만에 일어나더라구. 이후로는 넘어지는 것도 재미있고 얼른 일어나는 것도 재밌게 즐겼어.


준 : 맞아! 형아 지금까지 보니까 넘어졌을 때 아프다고 주저 앉아있거나 그냥 누군가가 안아주기만을 기다리면서 울고 있으면 더 아픈 것 같아. 실제로는 그리 아프지 않은대도 계속 울고 있으니까 더 아프더라구. 몸도 아프고 아무도 안아주지 않으니까 마음도 아프고.

빈 : 그래 맞아! 넘어졌을 때에는 아프든 안 아프든 얼른 일어나니까 아픈지도 잘 모르겠고 칭찬도 듣고, 공도 더 빨리 쫓아갈 수 있고 더 재미있게 놀 수도 있었어. 어차피 언젠가는 일어나야 하더라구. 이왕에 일어나야 된다면 최대한 빨리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아! 일어나서 다시 걷거나 달리다 보면 넘어졌을 때 났던 상처와 아픔도 잊어버리더라구. 그래서 더 빨리 일어나야 할 것 같아. 상처와 아픔을 잊어버리기 위해서라도.


넘어졌을 때보다는 일어나는 순간에 집중하게 되면, 아프지도 않고 상처도 잊어버리고 칭찬도 듣고 더 신나게 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빈이와 준이는 내일도 아빠와 신나게 뛰어 노는 기대를 하면서 새근새근 잠자리에 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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