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함을 감동으로

미안함을 전하면 감동이 전달됩니다

by 드림캡처 변성우

빈이와 준이는 세살 터울의 남자아이로 친할 때는 한없이 친합니다. 하지만 싸울때는 절대로 지지 않으려고 치열하게 싸웁니다. 물론 빈이네 집에는 규율이 있습니다. 싸우게 되면 이유 불문하고,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와 상관없이 서로를 안아주며 "미안해"라고 사과를 해야 합니다. 이를 하지 않으면 누가 잘 했던 잘못 했던 엄마에게 심하게 혼납니다. 어제 저녁에 서로 같은 장난감을 하겠다며 심하게 싸우다가 빈이와 준이는 엄마에게 심하게 혼나며 규율을 적용받습니다. 동생 준이는 "미안해" 한마디에 마무리 된 반면에 형아 빈이는 이 말을 하지 않아 엄마에게 더 심하게 혼났습니다. 이 상황을 두고 빈이와 준이의 또 다른 논쟁이 시작되네요.


빈 : 너때문에 어제 엄마에게 혼났잖아. 그 장난감 분명히 형아꺼라 했다.

준 : 내가 먼저 가지고 놀았잖아. 먼저 가지고 노는데 왜 뺏어?


빈 : 원래 형아껀데, 니가 먼저 가지고 논다고 니꺼는 아니지. 다음부터 그러면 너 혼난다.

준 : 응. 그래서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근데 형아는 왜 미안하다고 안했어? 그러다가 엄마한테 많이 혼나던데.


빈 : 니가 잘못했는데 왜 내가 미안해야해. 나는 그게 도저히 이해가 안가. 잘못한 사람이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데 왜 엄마는 우리 둘 다에게 서로를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말해라고 하는지. 난 그게 억울해.

준 : 사실 나도 가끔은 그게 이해가 안갔어.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미안해라고 말하기가 억울하더라구. 근데 예전에 형아가 미안해라고 말 안했다가 심하게 혼나는 것 봤거든. 잘못했던 것 보다 더 심하게 혼나더라구. 그래서 나는 그 다음부터 바로 "미안해" 하고 안아주기로 했어. 엄마가 더 화나기 전에.


빈 : 넌 잘못도 안 했는데 미안해하면 화가 더 안나? 난 억울해서 화가 더 나던데. 내가 왜 미안해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준 : 형아말도 맞긴 한데 그러면 엄마한테 더 혼날껄. 차라리 미안하지는 않지만 미안해라고 빨리 말하는게 더 좋더라구. 엄마한테 혼나지도 않고.


빈 : 그래도 그게 잘 안돼. 넌 잘돼?

준 : 응. 그냥 안아주고 "미안해"라고 말하면 되는걸. 어려운 것은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신기한 것은 말하고 나니까 화난 기분이 사라지더라구. 거기다가 형아가 나를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말해주니까 너무 감동이었어. "미안해"하며 안아준 형아가 너무 고맙기도 하고.


빈 : 그래? 내가 고마웠다고? 그건 몰랐어. 가만히 생각해보면 항상 니가 먼저 "미안해"하고 나를 안아주잖아. 그럴때마다 내가 너한테 더 미안해지더라구. 이상해. 분명 내가 잘못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니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왜 더 미안해지지? 그리고 고마웠어. 이상한 감정이야. 이 감정.

준 : 맞지? 이상해 이 감정.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니 내가 왜 더 미안할까? 고맙기도 하고. 왜 이런지는 나는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엄마는 이러한 이유때문에 우리가 싸우면 서로를 안아주고 "미안해"라고 사과하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빈 :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엄마는 우리보다 훨씬 많이 알테니까.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겠다. 왜 이러는지 꼭 알고 싶었거든. 내가 알면 너한테 알려줄께.

준 : 그래 형아! 고마워. 형아, 예전에 엄마가 책을 읽어주었는데 그 책에서 그러더라구. 상대방에게 미안하다고 먼저 말하면 그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거래.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에는 전혀 이해가 안갔었거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왜 감동을 주는지도 잘 몰랐고. 그렇게 좋은 건가? 감동은 좋은 것을 주었을 때 생기는 것 아닌가?


빈 : 감동은 누군가가 좋은 것을 나에게 주었을 때 생기는 것이 맞지. 난 싼타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 때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양말주머니에 넣고 가면 완전 감동이더라구. 아빠가 내가 정말 갖고 싶어하는 장난감 사줄때도 완전 감동이었고. 넌 언제 감동이었어?

준 : 나도 형아랑 비슷해. 진짜 좋아하는 장난감 사줄때랑 내가 정말 먹고 싶어하는 요리 해줄 때. 감동이란 이럴때 생기는 것 같았는데, 신기하게도 "미안해"하면서 안아주니까 장난감 사줄때보다 더 감동이었어. "미안해"라는 말이 장난감보다 더 좋은 것인가?


감동1.png



빈 : 너 혹시 나랑 싸울때 이런 생각했었어? '형아가 먼저 미안해라고 말하면서 날 안아줬으면 좋겠다'

준 : 어.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긴해. 싸울때는 형아한테 화가 났지만 싸우고 난 뒤에는 형아가 먼저 "미안해"하며 날 안아줬으면 좋겠더라구. 그러면 형아랑 다시 친하게 놀 수 있잖아!


빈 : 그렇구나! 어쩌면 "미안해"라고 먼저 말하고 안아주는 것이 니가 바라는 것이라면 내가 그것을 너에게 주었잖아. 그래서 니가 감동을 받는 거야. 니가 원하는 것을 주었으니까. 마치 니가 원하는 음식을 엄마가 요리를 해 준 것처럼.

준 : 그러고 보니 그렇네. 그 순간 내가 원하는 것은 장난감이 아니라 형아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며 안아주는 것이었어. 그것을 해주니 내가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지. 형아도 나랑 똑같지?


빈 : 응 나도 너랑 똑같은 마음이었어. 싸우거나 사이가 안 좋아졌을 때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서 "미안해"하면서 안아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 많이 했었거든. 그러면 먼저 사과하지 못한 내가 더 미안해지고 먼저 다가온 그 사람에게 감동을 받을 것 같아.

준 : 미안함을 감동으로 바꾸는 방법, 쉽네! 그냥 미안하다고 먼저 말해주고 한번 안아주는 것이면 되잖아. 그러면 화가난 마음이 감동으로 바뀌는 거잖아. 이제야 엄마가 왜 우리에게 이렇게 하라고 했는지 알겠다. 엄마 완전 센스있네.


이렇게 빈이네 집의 규율을 확실히 이해하고 이를 철저히 실행에 옮기는 엄마를 이해한 빈이와 준이. 미안함을 감동으로 바꾸어 예전보다 더 가까운 인연을 이어가는 방법이 바로 이 간단한 말과 행동에 있지 않을까요. 빈이와 준이는 앞으로도 가끔 싸우겠지만 이럴때마다 이를 감동으로 바꾸어 나가며 더 가까운 사이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