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라는 출발선을 벗어나면 강함이라는 도착점에 이를 수 있다
숙박지에 도착한 빈이 가족은 할아버지 집에서 가져온 감말랭이를 꺼내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배고픈 허기를 달래어봅니다. 준이는 집에서나 여행지에서나 먹기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네요. 오물오물 잘게 씹어 먹는 음식사이로 살짝 드러난 노란 빛깔의 두 치아를 본 엄마와 아빠는 준이가 치과 치료를 받을 생각을 하니 걱정부터 앞섭니다.
준 형아~! 나 치과치료 받으러 가야 하나봐. 며칠 전에 엄마가 살짝 얘기하더라구. 양치질을 제대로 안 해서 치과에 가야 한다구. 예전에 양치질 안하던 나보고 엄마가 늘 하던 얘기가 정말이네. 이빨이 나빠져서 가만히 놔두면 더 이상 맛있는 음식 못 먹는데. 맛있는 것 못 먹는다고 하니까 약간 겁도 나고, 그래서 이번에는 한번 가 보려구.
빈 너 괜찮겠어? 저번에 치과 갔을 때 울고불고 해서 아무 치료도 못하고 그냥 왔잖아! 너 치과 치료 많이 무서워하던데. 나빠진 이빨치료는 받아야 하긴 하는데 형아가 은근히 걱정되네.
준 그 때는 아기 때지. 지금은 아니거든. 사실 이렇게 말하고도 약간 걱정이 되긴해. 근데 형아. 엄마가 협상카드를 꺼내더라구. 치과 치료 마치면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 사준대. 여기서 잠시 흔들렸거든. 근데 엄마가 또 다른 협상카드를 꺼내는데 나 이거 듣고 확실히 용기를 내었어.
빈 그래? 그게 뭐야? 장난감 사주는 것보다 더 좋은 거야? 뭔지 정말 궁금하네.
준 치과 치료 다 하고 나서 이빨이 건강해지면 힘이 엄청 쎄지고 강해진데. 힘이 강해진다고 하니까 정말 좋은 거 같아서. 힘이 강해지면 악당도 물리칠 수 있고 너무 좋잖아.
빈 그래? 치과 치료를 하면 정말 힘이 강해진데? 하기야 이빨이 건강해지면 부러지지도 않고 강해지는 것은 맞는 것 같아.
준 그게 아니고 힘이 쎄져서 강해진다니까. 엄마가 분명히 말했어. 엄마가 나 치과 치료 시키려고 꾸며낸 얘기일까? 형아 생각은 어때?
빈 아니...그건 아닌데. 너가 그렇게 치과치료를 싫어하면서 강해진다는 엄마의 말에 선뜻 치과 치료 가자고 했다니까 좀 이상해서.
준 치과 치료 후에 정말 강해진다면 나 치과 치료 용감히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까짓 거 한번 받지 뭐. 강해진다는데...근데...별로 안 아프겠지?
빈 너 저번에 아랫배 수술할 때 아팠어? 작년에 수술했었잖아.
준 아니, 솔직히 처음에 엄마한테 수술한다는 얘기 들었을 때에는 많이 무서웠거든. 뭐하는지는 잘 몰랐는데 병원 가는 것이 너무 무서운 거야. 근데 그때도 엄마가 말하기를 수술하고 나면 더 건강해져서 엄청나게 힘이 강해진다고 했었거든. 근데 수술하고 나서 며칠 동안은 힘이 없었는데 점점 강해지는 거야. 건강해진 것 같기도 하고.
빈 그래? 진짜 맞는가봐. 아프고 나면 강해진다는 그 말. 나도 어렸을 적에 기침도 하고 병원도 가고 해서 힘들었었는데 낫고 나니까 더 신나더라구. 달리기도 더 빨라지고 그 다음부터는 감기에도 잘 안 걸리더라구. 만화영화를 보더라도 강한 악당에게 당한 주인공이 치료를 받고 나아지니까 더 강해져서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이 많이 나오거든.
준 형아~! 그러면 이번에도 엄마 말이 맞겠지? 치과치료 하고나면 강해진다는 말. 맞는 것 같긴 한데 혹시나 해서 형아한테 물어 보는거야. 형아가 나보다 더 오래 살았고 엄마랑도 더 오래 있었잖아.
빈 맞을꺼야! 아니 맞아!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도 보니까 아프고 나면 다시 건강해지고 더 강해져 있더라구. 너도 아랫배 수술하고 나서 더 강해진 것 같고. 이번에도 치과 치료 잘 하고 나면 분명히 엄마말대로 엄청나게 강해져 있을 테니까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치과 치료 받고 오도록 해. 너 곁에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멋진 형아가 있잖아!
준 그래 고마워, 형아! 형아 말 들으니까 치과 치료 하나도 안 무서워졌어. 그리고 더 강해져 있는 내가 더 기대되는 걸. 그런 나를 어서 보고 싶다. 치과치료 기다리지 말고 엄마한테 당장 가자 그럴까?
아픈 치료를 받아 본 후 더 강해짐을 느낀 빈이와 준이는 이번에도 아픔 뒤에 강해진다는 엄마의 말을 믿습니다. 아프고 치료받는 것이 결코 두렵지 않은 단 하나의 이유, 지금보다 더 강해진다는 것. 이것 하나면 어떠한 아픔을 극복하기에 충분한 듯 합니다. 형아 와의 대화를 통해 용기를 얻은 준이는 아프고 난 후 더 강해져 있는 자신을 어서 만나고 싶어 엄마에게 달려갑니다. 지금 당장 치과에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