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차고 힘껏 달려가서 잡아라
행복한 여정을 향한 첫 도착지는 넓은 앞마당을 가지고 있네요. 준이는 얼른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아빠, 형아를 데리고 앞마당으로 나갑니다. 아빠 차에 항상 놓여있던 축구공을 살며시 가리키며 살짝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공차기 놀이를 하자고 하네요. 이렇게 준이의 철저한 계획대로 아빠는 공놀이에 지쳐 일찍 잠이 들고 형아랑 공놀이에 대한 얘기를 나눕니다.
준 형아~! 근데 아까 전에 우리가 밖에서 공찰 때 형아 정말 잘 차던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차? 원래 잘 한 거야?
빈 그래? 내가 공 좀 차지. 원래 잘 했냐구? 원래 잘 하는 사람이 어딨어. 다 연습을 해야지 연습을. 연습을 아주 많이 해야 나처럼 찰 수 있어.
준 그래? 나도 연습을 많이 하기 했는데. 공차기 연습도 많이 하고 빨리 달리기도 연습 많이 했었는데. 각각 할때는 잘 되었었는데, 공을 가지고 빨리 달리기란 쉽지 않더라구. 공한테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형아랑 아빠는 공을 멀리차고도 나보다 빨리 다시 잡더라구. 근데 왜 공을 저 멀리 차고 달리는 거야? 그러다가 공을 따라가지 못하면 어떻게 해? 공이 더 빨리 굴러갈 수도 있잖아.
빈 그건 그래. 내가 달리는 것보다 공이 더 빨리 갈 수도 있어. 나도 너만 할 때 그런 걱정 많이 했었거든. 공을 너무 쎄게 차버리면 저 멀리 달아나서 다시는 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더라구. 그래서 공을 살살 차거나 손에 들고 다녔었지. 아니면 발에 찰싹 붙여다녔구. 그랬더니 공을 가지고 빨리 달리지를 못하겠더라구.
준 형도 그랬어? 내가 지금 딱 그렇게 하고 있는데. 공을 저 멀리 차고는 싶은데 공을 다시 못 잡을까봐 두려워. 저 공 아빠가 사준 공이거든. 나한테는 정말 소중한 선물이야. 아끼고 또 아끼면서 차고 싶거든.
빈 근데 자꾸 너처럼 그러면 공을 차면서 빨리 달릴 수가 없어. 공놀이도 할 수 없고 재미가 없어져버려. 골대에 슛 골인도 못하지. 축구공의 의미가 사라져 버려. 공은 차지 않고 가지고만 있으면 공이 아니거든.
준 그건 형말이 맞긴 한데. 그러다가 공이 사라져 버리면 어떻게 해? 저 구멍으로 빠져 버릴 수도 있잖아. 공이 너무 빨리 굴러가서 내가 못 잡으면 안 되잖아.
빈 공은 절대 너보다 빠르지 않아. 공은 니가 찬 거라서 너보다 빠를 수가 없어. 나도 처음에 이런 사실을 몰랐었는데 아빠가 알려주더라구. 아빠가 차는 것을 자세히 봤지. 공이 절대로 아빠보다 빠르지는 않더라구. 처음에는 공이 빨리 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 힘차게 달려간 아빠가 그 공을 잡던데. 그때서야 나도 확신했지. 공을 멀리보내기 위해서는 일단 차 놓고 그 다음 힘껏 달려야 한다는 사실을.
준 공은 둥글게 생겨서 멀리 굴러갈 수도 있잖아. 형아나 아빠가 찬 공을 내가 따라가다 보니까 너무 힘들던데. 너무 멀리 차니까 쫓아가지도 못하겠고.
빈 그건 아빠와 내가 찬 공이라서 그런거야. 아빠가 찬 공도 나는 못 쫓아가. 그런데 내가 찬 공은 내가 금방 쫓아가거든. 너도 니가 직접 찬 공은 금방 잡을 수 있을 거야.
준 그래? 나도 이제 공을 뻥차고 뛰어야겠네. 공을 뻥차지 않고 들고 있거나 가만이 있으니까 달려가지도 못하겠더라. 당연히 형아 골대까지 가지도 못하는 것 같아. 형아는 공을 뻥 차고 힘껏 달려오니까 금방 내 골대앞에 왔잖아.
빈 그래 맞아. 골대 앞에 오려면 공을 뻥차고 뛰어와야 해. 공을 가지고 오거나 차지 않고 계속 발밑에만 두면 절대로 여기까지 오지 못해. 골대까지 와서도 마찬가지야. 너 어떻게 하면 공놀이에서 이기는 줄 알어?
준 형. 나 아기 아니거든. 공도 많이 차봤고. 공을 형아 골대까지 차고 와서 저 골대 안으로 뻥 차서 넣으면 되잖아. 형아도 내 골대 안에 뻥 차고서는 이겼다고 기뻐했던 것 내가 다 봤거든.
빈 내 동생 준이! 공놀이 할 줄 아는구나? 내가 가르친 보람이 있다니까. 이제 공놀이 할 맛이 나겠어. 지금까지는 니가 모르는 줄 알았지. 공을 가지고 제 자리에서 아무것도 안 하기에 모르는 줄 알았지.
준 흥, 그냥 어떻게 하면 아빠랑 형아처럼 상대방의 골대 앞에까지 빨리 갈 수 있을지 생각해본 거야. 나도 형아 골대까지 빨리 가서 골대에 넣고 싶었거든. 근데 지금까지는 잘 안 되더라구. 그래서 형아한테 물어보는 거야!
빈 준아~! 야구 해봤어? 너 요즘 야구방망이 들고 다니던데.
준 응 나 요즘 야구라는 놀이에 푹 빠져 있거든. 공차는 놀이도 재미있긴 한데 야구라는 게임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 아직 야구 방망이에 공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지만 공을 딱 맞추었을 때 저 멀리 날아가니까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 근데 야구는 왜 물어?
빈 준아~! 야구공이 방망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돼?
준 그야 공이 날아가지 않지. 방망이에 공이 맞아야지 공이 날아가지. 내가 얘기 했던 것처럼 야구 방망이에 공이 정확히 맞아서 멀리 날아 갈 때 그 느낌 정말 좋아. 근데 형아 그건 왜 물어?
빈 그게 말이야. 축구랑 야구랑 똑같거든. 야구도 방망이로 공을 맞추어야 공이 멀리 날아가지? 축구도 공을 뻥 차야지 니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어. 니가 원하는 곳은 내 골대인데, 공은 차지 않고 니 골대 앞에서만 서 있다면 여기까지 절대로 올 수 없지. 니가 여기까지 오고 싶으면 일단 공을 뻥 차야해. 그리고 그 공을 향해 신나게 달려야 하구. 그렇게 하다보면 한번 만에 오지는 못하더라도 결국은 여기에 도착하게 될 거야. 골대까지 와서 공을 차면 골대 안으로 쑥 빨려들어가지. 그 기분 장난 아니다. 정말 좋아.
준 응! 알았어 형아! 이제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는지 알게 되었으니까 우리 공놀이 한 번 더 하자. 이번에는 내가 꼭 이길테니까 단단히 준비하고. 골대 잘 지켜. 금방 형아 골대 앞에 도착해 있을 테니까.
빈이와 준이가 하는 공놀이는 막상막하의 대결이 이루어지면서 어느덧 점점 열기를 더해갑니다. 상대방의 골대에 골을 넣기 위해서는 공을 뻥차고 힘껏 뛰어야 하는 것처럼 원하는 꿈이 있으면 일단 뻥차고 신나게 달려가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빈이와 준이 형제. 그들이 앞으로 이루어낼 그 뭔가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