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림캡처 변성우 Oct 19. 2018

조조(早早)와 아메리카노 한잔

가끔이 자주가 되며 느끼는 행복감

혼자 밥먹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모두 저만 쳐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밥 먹는데

너는 왜 외로이 혼자 먹느냐며 물어올 것 같았습니다

시선을 식판에 고정한채 식판에 담겨져있는 밥을 비우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되었습니다


혼자 영화관을 찾는 장면은 상상도 하기 싫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모두 연인들과, 친구들과 영화보러 오는데

저 혼자 앉아서 영화보는 상상 자체가 극단의 외로움을 자아냅니다


'한 장이요!'

매표하는 순간부터 누가 뭐라 그러지도 않았음에도

영화표를 예매하는 직원의 시선을 바라보지 못함을 느낍니다.


영화를 너무나 보고 싶은 나머지 혼자서 영화관을 찾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있는 시간대를 피했습니다

평일 조조할인을 보기로 합니다

오른 손에는 아메리카노 한잔, 왼손에는 영화티켓 한장을 들고

지정된 영화관을 들어갑니다


평일 조조라서 그런지 역시나 넓은 영화관에 한두명이 전부입니다

제가 영화관을 임대한 기분마저 듭니다

저만을 위해 영화를 상영한다고 생각하니 행복감이 밀려옵니다


사방이 모두 깜깜한 영화관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홀짝홀짝 마시는 소리와 함께
시야에 들어오는 잔잔히 영상은 제 몸의 모든 세포에게

휴식을 명합니다


조조영화를 자주 보러갑니다

혼자 자주 보러 갑니다

아메리카노 한잔과 자주 보러 갑니다


이른 아침이 선사해준 상쾌함이 따스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어울려

혼자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찐하게 내뿜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디서 보느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