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향해 가는 도중 발견되는 행복의 조각들을 바라보며
아내는 아침 7시 5분
저는 아침 7시 10분
아내와 저는 이른 아침의 기적을 경험하며 서로의 직장으로 출근합니다
아내는 아침 7시 5분 출발 기차를 타고
저는 아침 7시 10분 버스를 타고
서로의 또 다른 삶을 만들어갑니다
지하철 역에 함께 내려
기차역과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출근 인사를 나눕니다
다행히도(?)
제가 가는 길목에는 백화점이 있고
공항에나 있을법한 무빙워크가 저의 두 다리의 부담을 덜어주며
상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하나 더 올라가면
저를 기다리는 버스들이 저를 맞이합니다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에
백화점을 홀로 쇼핑하는 그런 기분,
여행 중 공항에 머물며 항공기를 기다리는 그런 기분이 저를 설레게 합니다
제 시간에 맞추어 버스를 타는 것이 최종 목적이지만
아내와 지하철을 나란히 타고
백화점안의 화려한 불빛을 바라보며
무빙워크에 몸을 담는 기분이 저를 행복하게 해주네요
아침 7시 10분
버스에 몸을 앉히면
제 시간에 탔다는 안도감만 느껴질 뿐
설레임과 행복의 크기는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내와 웃음을 주고 받으며 출근 인사를 하고
화려한 불빛의 백화점을 지나
무빙워크 위에서 느껴지는 여행의 기분은
설레임을 가져와 행복을 담아냅니다
소풍을 가는 당일보다 소풍가기 전날의 설레임,
놀이동산에서의 즐거움보다 입장 티켓팅을 하는 순간의 신남,
영화를 보는 것보다 티켓팅을 하고 10여분 정도 대기하는 기대감,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오는 이 느낌이 바로
진짜 행복이 아닐까요?
행복은 결과의 산물이 아니라
과정에서 받게되는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