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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성운 Jan 27. 2018

‘장사의 神’, 그가 잘 되는 이유

디안 F&B 조인호 대표를 만나다 2.

음식, 제 값 받는 비결은?  

제가 터를 옮기게 되면 고객의 소득 수준이 높은 곳에서 장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식업은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반면 임차료, 재료비, 인건비, 수도광열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극히 제한적인 비즈니스이기 때문입니다. *필자 첨언 : 외국에서는 이를 빗대어 Penny Business라고 한다. 


성남에는 2002년에 넘어왔습니다. 음식만 제대로 하면 칼국수도 8,000원~9000원 받을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이왕이면 좋은 재료를 사용하며 제 값을 받자는 프리미엄 추어탕 콘셉트로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추어탕을 1만 원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50평(165 m²) 이상 추어탕 전문점 가격이 평균 8,000원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7,000원에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손님이 늘어나고 주차장이 협소해지며 손님을 덜 받더라도 오신 분들을 만족시키자는 생각에 가격을 8,000원으로 올렸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더 늘어나 가격을 9,000원으로 올리게 되었고, 결국엔 지금의 1만 원이 되었습니다. 가격을 1만 원으로 올리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고객의 마음속에 해당 음식 값의 기준이 정해져 있고, 고객은 자신이 지불한 금액 이상의 가치를 느꼈을 때 재구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필자 첨언 :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가격을 준거 가격(Reference price)이라고 한다. 

청담추어정 고객 대기공간이다
곤드레밥집, 청담추어정 매장 곳곳에 쌓여있는 생수들

청담 추어정은 가격을 1만 원으로 올리면서 고객에게 정수기 물 대신 1회용 생수를 제공했습니다. 그릇 또한 일반 그릇에서 방짜유기로 바꾸고 반찬 양을 더 푸짐하게 제공했더니 고객들이 불만이 없었습니다. 비슷한 예로 모 칼국수 전문점은 가격을 1만 원 에서 1만 1천 원으로 올렸지만 손님이 많이 줄었습니다. 가격 인상,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업종 선택 시 환경 분석하라

일식집은 쉽지 않습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워지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특히나 일식집은 전문 조리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 그뿐인가요? 음식 가격이 높아 그에 맞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가 있습니다. 주인이 손님들과 술 한잔씩 나누며 고객 관리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이 똑같은 음식을 먹고도 오늘은 맛이 없었다라고평가해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데 밥집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문 조리사가 필요 없습니다. 추어탕은 탕만 맛있게 끓이고 김치 깍두기만 맛있게 담그면 되겠다는 생각에 업종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환경변화와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서 선택한 결정이었습니다.



직원에게 비전을 제시하라

‘인생에는 이런 선택지가 있어. 나도 해냈으니까 독립하면 너도 이렇게 될 수 있어.’라고 다른 직원들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건 아주 중요해. 따라서 점장 에게는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이미지화할 수 있는 힘과 그것을 밑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힘, 이 두 가지 모두 정말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볼 수 있지.
 - 우노다카시(2012).『장사의 신  기본편.샘앤파커스, 62-


디안 F&B 사무실에 가면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자!’는 이념 아래 조인호 대표의 목표가 적혀있다.

디안F&B의 비전이 사무실 벽에 걸려있다
1. 우리 직원 10명 이상을 10억 이상 자산가로 만들자
2. 회사 연간 200억 매출
3. 시흥동 외식타운 만들기(추어탕/곤드레/메밀 가락국수/돈가스 전문점)
4. 대왕 저수 지에나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450평(1488m²)
5. 가족, 친구, 직원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된다.


목표가 꽤 구체적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하는 직원, 고객 또한 잘 살게 하려는 그의 의지가 엿보인다. 누구에게나 좋은 일을 하자는 이념이 있다면 이를 지키고자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신이 소모되고 있고 비전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인데 조인호 대표와 같은 오너 밑에서라면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열심히 한 만큼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직원에게 어떠한 비전을 주는가 라는 필자의 질문에 그가 말했다.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그는 직원이 매장 오픈 시 일부 금액을 투자하는 도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인테리어비 5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매월 목표 이상의 영업이익이 발생하면 급여 외에 1백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식당 입구에 직원들을 위한 식단표가 적혀있다
직원 식당에서 식사중인 직원들의 모습이다


뿐만 아니다. 그는 직원들이 먹는 것 하나에도 신경 쓰고 있다. 직원식당에서 잘 짜여진 식단표에 맞춰 든든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전 직원에게 4대 보험을 들어주는 것은 물론이요, 직원 교육에도 힘쓰는 등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삼대가 행복한 밥상을 위하여

청담 추어정에는‘삼대가 행복한 밥상’이라는 슬로건이 적혀있다. 일본에는 100년 가는 식당이 많은데 우리도 추어탕으로 100년 가는 식당을 만들어 보자는 그의 의지라고 한다. 100년 동안 이어갈 수 있는 식당이란 삼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식당이기에 슬로건을 그렇게 정했다고 한다. 생뚱맞게 추어탕 전문점에 웬 돈가스?라는 고객들도 있겠지만 메뉴 중에 돈가스를 추가한 이유도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과 손잡고 오는 어린이 고객을 위한 배려라고 한다.

나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전경


이 사진은 조인호 대표가 꿈꾸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시각화를 잘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는 글로 적는 것도 모자라 그림으로까지 그려놓다니 매우 놀라웠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꿈꾸는 이유를 묻자 그가 말했다.


“한식은 식자재 원가가 계속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배추값도 작년과 비교하면 7%가 올랐고 무, 배추, 신선야채는 계속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식재료의 변동 폭이 크지 않으며 맛과 분위기 만 잘 갖춰놓으면 장사가 잘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고객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레스토랑, 와인문화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니 그렇습니다" 앞서가는 트렌드를 어떻게 파악하냐는 내 질문에 그는 벤치마킹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 외국 벤치마킹을 가보면 외국 사람들은 이런 음식 문화가 있구나! 앞으로 국내에도 이런 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떠오른다고 한다.


잘 되는 가게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 그걸 찾아낼 수 없다면 잘 되는 가게의 경영자도 될 수 없지. 어떤 가게든 ‘배울 점이 있다’ 고생각 하고, 그래도 없다면 ‘나라면 이 가게를 어떻게 운영해볼까?’를 생각해  
- 우노다카시(2012).『장사의 신  기본 편』. 샘 앤 파커스, 76.-


그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 와인, 파스타, 스테이크 등의 메뉴를 구상하고 곤드레밥집 1층에서 나의 베이커리 카페를 만들어 빵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한다. 조만간 청담 추어정 뒤편에 카페를 열어 자신의 꿈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갈 계획이란다. 꿈이 있는 사람은 지치지 않는다. 꿈을 이루고자 끊임없이 공부하며, 선한 가치관으로 모두와 함께 잘 되고자 하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 나도 사장님 현성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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