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것에는 자격도, 실력도 필요하지 않다
춤을 춘 뒤로
나의 인생은
매일이 축제입니다
춤의 즐거움
건강한 생활을 위해선 신체의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정신의 건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몸이 튼튼해도 머릿속이 복잡하고 우울감으로 가득하다면 그 삶을 건강하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우울해지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우선은 생각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쁜 생각을 없애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며 살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이 그런 방법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게임은 잘 안 풀리기라도 하면 하기 전보다 더 답답해지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담배는 아무래도 건강이 걱정됩니다. 좀 더 부작용이 없는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이 방법은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했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부작용도 거의 없습니다. 혹시 머리에 자꾸만 나쁜 생각이 떠올라 고민이라면 이 방법보다 좋은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걸 하면서 머리로 생각을 한다? 그러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무슨 방법이냐고요?
춤을 추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신체의 건강과 정신의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멋진 방법으로 춤추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이 좋은 것을 왜 안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인데 말입니다.
[펄프 픽션]이라는 영화를 보면 처음 만난 남녀가 뜬금없이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유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마침 그들이 만난 가게에서 트위스트 경영대회가 열린 것이 그들이 춤을 췄던 이유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아주 오랫동안 영화팬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명장면이 되었습니다. 춤을 잘 췄기 때문일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WSLMN6g_Od4&ab_channel=manetaki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이 추는 춤은 사실 막춤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즐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음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이 즐거움이야말로 춤이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제작자들 역시 사람들이 춤추는 장면을 보면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는 그동안 살면서 춤이 나오는 영화를 무수히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랑은 비를 타고], [토요일 밤의 열기], [더티 댄싱], 그리고 최근에는 [라라 랜드]에 이르기까지,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 가운데도 멋진 춤을 추는 장면이 가득합니다.
첫 번째 춤
하지만 오랫동안 제 인생에서 춤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클럽이라는 곳은 가본 적도 없을뿐더러 춤을 춘다는 것을 제가 직접 해본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 저의 삶에 춤이 함께하게 된 계기는 아무 계획도 없이 아주 우연한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재미 삼아 주류 코너에 구경을 갔습니다. 저는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많이 마시지는 못하는 데다, 술 또한 음료수라는 생각이 있어 쓴 맛이 나면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저의 눈에 들어왔던 술이 바로 이 만원도 하지 않았던 '모건 데이비드 콩코드'입니다.
저 같은 '와인 알. 못'들을 위해 단맛, 신맛, 쓴맛이 표시된 안내문을 보니 오직 단맛에만 별표가 최대치로 찍혀있었던 이 와인은 마치 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홀린 듯이 이 와인을 카트에 담은 뒤 집에 돌아와 와인을 마셔보았습니다.
혀를 감싸는 단맛은 술이라기보다는 달콤한 라즈베리 음료수에 알코올이 들어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쓴맛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이 와인이 저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 잔, 두 잔, 조금씩 술이 입을 통해 흘러들어 갑니다.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는데 저는 술만 마시면 모든 것이 재미있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였는지 다이소에서 언제 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작은 미러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 켜보곤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을 괜히 5천 원이나 주고 샀다는 생각에 방치했던 물건입니다. 갑자기 켜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 순간, 제 방은 어느 노래방에 구석에나 있을법한 7번 방으로 변신했습니다. 7번 방의 기적은 제게 화려한 조명이 저를 감싸는 마법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알딸딸하니 술도 들어간 데다 두 눈에는 정체모를 화려한 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으니 나비가 저인지, 제가 나비 인디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음악과 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거의 본능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한 줄기 실낱처럼 남아있던 이성의 끈이 끊어지지 않았던 덕에 스피커를 트는 대신 이어폰을 귀에 꽂은 것은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귀에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저의 고개와 상반신은 리듬에 맞춰 흐느적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곳은 아무도 없는 제 방입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때는 불순물의 함량을 깨달은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치고 싶었던 것처럼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 듯 저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이 마침내 감옥을 탈출한 것처럼 저는 자유의 비가 제 머리 위로 쏟아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춤이라기보다는 전자제품 매장 앞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이름 모를 풍선의 움직임에 더 가까웠을 것이라고 추정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순간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그저 음악이 들리는 대로, 불빛에 따라 다리와 팔이 따로 움직이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른 채, 결국 지칠 대로 지치고 나서야 저의 축제는 막을 내렸습니다.
춤추는 인생
이날 이후로 저는 틈만 나면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유튜브에서 괜찮은 음악을 발견해서, 오늘따라 술이 맛있게 느껴져서, 우울해서, 머리가 복잡해서, 운동하기가 갑자기 싫어져서 등등 어떤 이유라도 춤의 신은 무도회장의 입구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할 것입니다.
한 번도 클럽을 간 적은 없지만, 클럽을 다니는 분들도 인생에서 춤을 춰본 횟수는 어쩌면 제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제 방의 주인이자, 가칭 [클럽 room 315]의 호스트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손님은 언제나 저 혼자이지만, 그렇다고 슬퍼하진 않습니다. 제가 클럽을 전세 냈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꽤 멋진 일이니까요.
저는 여러분들의 인생에도 춤이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작은 공간과 음악이 나오는 스마트폰, 그리고 이어폰 정도만 있으면 누구나 나만의 클럽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본인만의 축제를 즐기며 원하는 만큼 춤을 추시면 됩니다. 격식도, 정해진 동작도 없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따라출 수 있는 수준이어도 전혀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춤을 춘다는 것이 나의 신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꼭 경험하실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위에서 제가 말씀드렸듯, 리듬에 몸을 맡긴 채 열심히 춤을 추면 그 순간만큼은 내 머리를 지배하고 있던 온갖 괴로운 생각을 잊을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더해 열심히 춤을 출수록 땀도 나고 심박수가 올라가면서 신체가 활발히 작동한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춤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운동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나면 왠지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경험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운동하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기분만은 조금 더 나아지는 것을 우린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춤 또한 하나의 운동이라면, 열심히 춤추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되어 기분도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물론 즐거운 음악을 들으며 기분이 좋아진다는 부가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춤을 춘다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많은 장점이 있기에, 저는 여러분에게 춤을 춰보시길 권하고 싶었습니다. 못 춰도 됩니다.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그럼 저는 이만 춤추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