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마음의 이해:
이유는 '그냥'이면 충분하다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by 이도

그냥 합니다

일단 해봐야

답이 보여요




열정의 함정


이전 글에서 저는 간절함 같은 것은 자신의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막연해도 좋으니 잘 되겠지라는 긍정감을 가지고 시간을 투입해 꾸준하게 행동하는 것만이 목표 달성에 필요하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이 말을 다시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하세요"


저는 '그냥 한다'는 것에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이런 생각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소위 '열정에 기름붓기', '반드시 이루고 말겠다는 강렬한 마음', '내 삶과 세상을 바꿀 원대한 계획', '흔들리지 않는 동기부여'같은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이런 것들이 꼭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간절함과 마찬가지로 이런 것들 역시 자신의 목표 달성에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생각하진 않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열정과 같은 말은 문장으로 보면 멋지긴 하지만 이런 마음으로 꾸준히 오랫동안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강렬한 마음과 동기부여, 사명감을 가지고 뭔가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수학 문제집이 언제나 앞부분에만 필기가 남아있듯, 이런 마음가짐들은 유통기한이 그리 길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열정 중독'입니다.


열정 중독은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 없이 그저 자신의 마음이 뜨거워질만한 감동적인 이야기, 뭔가 해보고 싶어 지는 마음이 생기는 강연 같은 것들을 찾아 반복적으로 보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내용들만 보고 있으면 왠지 자신도 글과 강연 속 주인공처럼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내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오랜만에 뭔가를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침대에 누워서도 여러 가지 행복한 상상을 하며 모처럼 찾아온 달콤한 잠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자 어제까지 내 마음에 남아있던 뜨거운 열정은 차갑게 식어버렸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던 강연의 내용은 장면 몇 개만 머릿속에 남아있을 뿐, 내가 왜 강연을 보며 눈물이 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쉽게 뜨거워졌던 만큼 마음이 식어가는 속도 역시 빠릅니다. 하지만 어제 자신이 경험했던 가슴속이 뜨거워지고 뭐든지 해보겠다는 마음이 생겼던 기억만은 아직까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자신의 마음에 열정을 샘솟게 만들어줄 훌륭한 이야기, 멋진 강연을 찾아 떠납니다.


문제는 자신이 열정을 찾아 해 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으며, 자신은 아직까지 동기부여만 했을 뿐 실제로 행동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열정과 영감을 쉽게 불어넣어주는 자극적인 내용의 자기 개발 강연에는 함정이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자극적인 자기 개발류 내용들은 우리로 하여금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는 것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게 만들 뿐 아니라, 남의 성공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변한 것 하나 없는 자신의 인생이 마치 잘 살고 있다는 착각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열정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하나뿐인데, 그것이 제가 오늘 말씀드릴 '그냥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의 힘


먼저 말씀드릴 것은 '그냥 한다'는 것이 '대충 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행동함에 있어 그냥 한다는 것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 있어 경험하게 될 여러 가지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겠다는 전제가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하는 일이 아무리 적성에 잘 맞는 일이며, 자신의 오랜 고민과 생각 끝에 최선의 길이라 생각하는 것을 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이 길이 내 길이 맞나?'싶은 생각이 찾아오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때 사람들은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했는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선택인지 끊임없이 생각했던 기억은 '내 길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나의 머릿속에 찾아왔을 때부턴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꾸만 지금 하는 것이 내 길이 아닌 것 같은 마음만 커져가는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냥'하는 사람들은 이런 순간에도 별 고민이 없습니다. 애초에 이 일을 시작하는 이유 자체가 그리 대단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냥의 힘'을 믿는 사람들은 뭔가를 시작함에 있어 '해보고 싶다', '이뤄보고 싶다'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더 이상 고민은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물론 고민이 없고 행동이 빠르다고 해서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사람들 역시 하다 보면 잘 안 되는 것도 많고 생각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같은 사람이기에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냥'하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그냥 하게 만드는 생각 하나가 있습니다.


"하다 보면 된다"


저는 많은 분들이 '하다 보면 된다'는 말은 이미 숱하게 들어보셨으리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제가 다시 해석해보면 하다 보면 된다는 것은 꾸준히 시간을 투입해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은 안되던 것도 되는 날이 언젠가 온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뭐든지 그냥 하는 사람들이 굳게 믿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될 것이라는 것을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은 별 걱정이 없습니다. 단지 자신이 할 일은 시간을 투입하여 행동하는 것 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에 지나친 자극만 주는 동기부여도, 열정에 기름을 붓는 성공 이야기도 그냥 하는 사람들에겐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그냥의 힘'은 결코 약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공 불호 교수님


제가 '그냥의 힘'을 배웠던 계기는 대학시절 만나 뵈었던 교수님 덕분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만화책에서든 현실에서든 교수님들을 통해 인생을 배워나가는 것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다시 교수님 이야기로 돌아가면, 교수님은 40년 넘게 오직 한 명의 학자만 연구하셨던 분입니다. 몇 년 전에는 그 학자의 전집을 최초로 한국어로 번역하시는 업적을 달성하셨는데요, 사실 교수님은 이 학자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는 말을 정말 자주 하신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좀 이상한 일이기도 합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학자의 사상을 40년이나 연구하고, 또 그 사람의 전집을 번역까지 하셨다는 것은 좋아하는 마음이 가득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직접 교수님께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은 좋아하지도 않는 학자를 40년이나 연구하실 수 있었냐는 저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런 말을 하셨던 것입니다.


그냥 하는 거지 뭐, 아예 못하겠거나 싫어하는 건 아니니까.
난 이 정도면 이유론 충분하다고 생각해.


저도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위인전 속 등장인물처럼 원대한 동기부여나 강렬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60억 인구가 사는 이 세상에서 모든 사람들이 위인전 속 인물들처럼 살았기 때문에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사람보다는 적당히 할만하겠다 싶은 일을 꾸준히 오랫동안 해왔던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한 경우가 더 많았을 것이라는 것이 최근 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아마 청년으로 살아가고 있거나 백수로 미래를 준비하는 분들 또한 제가 그러했듯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의 준비를 '제대로'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동기부여와 확고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다양한 자기 개발서와 열정을 불어넣는 강연을 찾아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너무 그렇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거칠게 말해서 우리가 지금 하려는 일은 나라를 구하겠다는 독립운동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혹은 어제의 자신보다 내일의 자신을 약간씩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그 삶을 훌륭하게 생각할 이유로는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동기부여와 열정 충전에 마음을 쏟기보다는, 우선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바로 행동으로 실천하는 하루를 살아보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그냥 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령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면 운동 유튜브를 찾아볼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바닥에 손바닥을 대고 팔 굽혀 펴기를 하는 것입니다. 자세가 어떻고 효율이 어떻다는 등의 이야기는 신경 쓰지 마십시오. 일단 주어진 하루 중에서 단 1분이라도 마음을 내서 생각한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 이것이 '그냥 하는'삶의 첫출발이니까요.


뭐든지 그냥 할 수 있다면, 마음의 고민과 불안은 이전보다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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