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에 대하여
실패를 대하는 방식에 따라
인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실패로 얻는 게 많다
실패라는 감정
실패를 사전의 정의대로 일이 뜻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애초부터 실패 덩어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인생에 뜻한 대로 되는 것은 거의 없으니까요. 우선 태어나는 것부터 저는 제 뜻대로 태어난 적도 없으며, 부모님을 선택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인생의 출발부터가 뜻한 대로 산다기보다는, 주어진 것에 맞춰 살아가게 되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실패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보통 실패라고 하면 어느 정도 자아가 형성된 뒤 자신의 마음에 찾아온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이야기하니까요. 가령 원하는 성적을 받지 못해 바라던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거나, 취업, 승진, 사업 등등 자신이 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였으나 목표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을 두고 우린 실패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실패를 경험하였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싫다'라기보다는 '실망'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할 듯합니다. 실망에도 실패와 같이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실패를 싫어하는 이유는 실패를 통해 느끼게 될 실망을 경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할 것입니다.
실패가 싫은 이유 :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싫은 것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패가 싫다면 실망할 일을 하지 않거나 실망과는 반대되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일을 보다 많이 하면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사전에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저 스스로 고민을 해야 했는데요, 저는 이에 대한 답으로 '만족'이라는 개념을 떠올렸습니다.
즉, 저는 실망에 반대되는 것이 만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에서 실패를 하고 싶지 않다면, 실망할 일을 줄여나가고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일을 늘려나가면 될 것입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앞서 저는 자연스럽게 '실패는 싫은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실패는 왜 싫은지에 대해서도 한 번 정도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실망감이 아닌 만족스러움을 느낄 수는 없을까요? 혹은 기대한 것보다 실망감을 덜 느낄 수는 없을까요?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실패를 통해 느끼는 만족감을 좀 더 구제척으로 정의한다면 만족보다는 '후련함', '후회 없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실패하더라도 마음속에서 후련하다는 느낌과 후회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느껴질수록 상대적으로 실망감은 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상의 이야기를 기호를 이용해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실망감 ↔ 만족감
실패 → 후련함&후회 없음 > 실망감
이제 실패라는 감정에 대해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에서 해볼 것은 어떻게 해야 실패하더라도 후련함을 느낄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만약 실패가 우리로 하여금 실망감보단 후련하다는 느낌과 후회 없다는 감정을 더 많이 느끼게 해 준다면, 지금처럼 실패를 무조건 싫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니까요.
2년간의 시험공부
오늘 이야기를 하는 데는 제가 경험한 내용을 통해 설명드리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2번의 실패를 경험했고, 각각의 실패를 통해 한 번은 실망했었고, 다른 한 번에선 후련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실패는 시험과 관련된 것입니다.
저는 2년 간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었습니다. 2년을 연달아 준비하지는 못했고 대학교 재학 시절 1년, 그리고 퇴사 후 1년 간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시험 실패에 대한 실망감은 대학생 시절 첫 번째로 응시한 시험을 통해 찾아왔습니다. 당시엔 대학생으로서 살며 할 수 있는 많은 활동을 포기한 채 오직 시험 합격만을 위해 도서관과 강의실만 반복하며 살았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때 제가 실망을 느낀 이유는 포기한 것의 가치가 시험공부를 통해 얻은 것보다 훨씬 값지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의 능력 부족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는 생각도 듭니다. 부끄럽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짧은 기간 공부하여 합격해내고 싶다는 오만한 생각이 있었기에, 이런 저의 기대가 현실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또 한 번의 실망감을 느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시험에 떨어질 이유가 정말 많았습니다. 시험 합격에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공부하지도 않았고 개념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시험에 잘 나온다는 것들을 외우기만 했습니다. 강의를 듣는데만 급급해 복습과 연습문제를 푸는 것에도 소홀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지능이 뛰어난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살았으니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한 생각이었습니다.
퇴사 후 다시 응시했던 시험공부는 재학생 시절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분명 포기하는 것의 가치는 회계적으로 계산한다면 대학생 시절에 비해 훨씬 비싸졌으나(월급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시험에 불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실망감은 적었습니다. 오히려 후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더 이상 이 시험에 후회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2번째 시험이 끝난 뒤론 이 시험에 대한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깔끔하게 시험에 대한 미련이 남지 않았던 이유는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많은 합격수기를 읽으며 합격생들이 공부한 만큼 저도 공부했고, 그들이 읽고 풀었다는 문제집은 저도 모두 풀어보았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저는 불합격했다는 것이지만요.
사실 조금 더 공부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먼저 시험에 합격한 친구는 원래 합격까지 몇 년은 걸리는 시험이었기에 1년만 하고 그만두는 것은 아직 제대로 수험공부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이 시험에 미련이 없었습니다. 시험에 합격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과목을 공부해볼 수 있었고, 이때 공부했던 지식을 토대로 재취업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으니까요. 제겐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험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불편함을 느끼진 않습니다. 제가 시험에 불합격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만 생각하기
제가 실패를 무서워하지 않게 된 시점도 2번째 시험공부에 실패하고 난 다음부터였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마음으로 매 순간 집중하며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실망감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면 다양한 도전을 하는 것에도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도전이 실패하더라도 제가 후회하지 않을 만큼만 하면 실망감을 느낄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각 덕분인지는 몰라도 저는 다양한 목표에 도전해 봄으로써 1년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재택근무로 소득을 버는 것도 신기하기만 한데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도 엄청나게 바빠질 수 있다는 것을 요즘 들어 자주 느끼게 되었으니까요.
이제 마지막으로 생각해볼 것은 '어떻게 해야 후회 없이 노력할 수 있는가'일 것입니다. 저는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보자라고 말씀드렸지만 너무 추상적이라 마음에 잘 와 닿지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조금 다르게 표현해보았습니다. 그것은 '한 가지만 생각하기'입니다.
목표가 정해졌다면 생활의 패턴을 그 목표를 이루는데 집중해보는 것을 한 번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목표의 크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시험 합격과 같은 큰 목표라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합격을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하는 데 집중하셔야 할 것입니다.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생각은 없이 오직 목표 하나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을 해도 중간중간 다른 생각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앞서 말씀드렸던 '그냥 한다'입니다. 그냥 한 가지만 생각하시면서 하루를 목표에 맞춰 살아가는 것. 이것 이외에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이렇게 목표에 집중하며 사는 기간이 하루씩 쌓여간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매일매일을 보람차게 살아가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매일이 보람과 만족으로 가득하다면, 설령 목표한 것의 결과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았더라도 지금까지 쌓아온 만족과 보람이 샘솟는 실망감을 상당 부분 다독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하나의 목표에 집중해 열심히 살아본 경험은, 다른 일을 할 때에도 지금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번 집중해서 열심히 살아봤기에, 다른 일을 하면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할 수 있는 경험치가 이미 쌓여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이 브런치 글도 상당히 빨리 쓰고 있는데요, 10월 초에 작성을 시작했던 글이 어느덧 70편을 넘었습니다. 이제 목표했던 100편까지 30편이 채 남지 않았기에 저 또한 올해 안으로 100편의 글을 써보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이렇게 할 수 있었던 데는 역시 2번째 시험을 준비하며 노력했던 경험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다른 목표가 몇 가지 생겼는데요, 지금 목표한 글쓰기가 완료되면 다음 목표 역시 휴식 없이 도전에 들어갈 것입니다. 이때 실패에 대한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나면 결과에 무관하게 스스로는 만족과 후련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실패를 두렵게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실패는 때로 우리에게 만족을 주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