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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모삼천지교 Nov 25. 2019

뉴욕에만 있는. 개성만점 놀이터들

맨해튼 놀이터 탐험 시리즈 (2)

뉴욕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살게 되면서 정말 놀랐던 것 중 하나가, 아이들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상상 이상으로 너무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당연히 아이들의 놀이에 중심이 되는 "놀이터" 역시, 각각의 특징을 뽐내는 곳들이 도시 곳곳에 가득하다. 놀이터만 있느냐? 놀이터와 인접한 공원 등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너무나 많은 무료 놀이, 교육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정말 말 그대로 아이들의 천국이라는 생각이 절로 나게 만들었던 곳이 바로 '놀이터'였었다.


개성만점의 다양한 놀이터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미끄럼틀과 철봉만 설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디자인적인 특징과 시설을 선보이고 있다. 각양각색의 놀이터들 도장깨기 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는 맨해튼.


오늘은, 앞선 글에서 깊이 있게 돌아본 2가지의 놀이터 외에도 정말 놓치면 아쉬운 뉴욕 맨해튼의 놀이터들을 소개한다.


Chelsea Waterside Play Area

▶Chelsea, West 23rd St. and 11th Ave.

첼시 워터슬라이드 놀이터- 출처 허드슨리버파크 홈페이지

맨해튼에서 가장 최근에 레노베이션된 공원 중 한 곳인 첼시 워터사이드 놀이터 (Chelsea Waterside Play Area)는 허드슨 리버파크 중 하나로, Brooklyn Bridge Park를 디자인 하기도 한 건축가 Michael Van-Valkenburgh가 참여하여 만든 곳으로도 유명하다. 허드슨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Pipefish의 형태를 차용하여 디자인 한 재미있는 형태의 놀이공간. 매우 긴 나무로 된 슬라이드, 물놀이장 등까지 갖추고 있다.

Tom Otterness Playground

▶Midtown West, 630 W. 42nd St. between 11th and 12th Aves.

Tom Totterness Playground -출처 www.tomostudio.com


미드타운 웨스트 630 W. 42nd St. between 11th and 12th Aves. 에 위치한 이 놀이터는, 큰 신사가 놀이터에 앉아 있는 디자인을 한 놀이터로 유명하다. 디자이너인 Tom Otterness의 이름을 딴 놀이터는, 그의 수많은 작품을 놀이로 만나볼 수 있는 곳. 이 디자이너의 작품은 뉴욕 곳곳의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에 위치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특히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Hippo Playground

▶Riverside Park at 91st Street

Hippo playground/ Hippo playground project

이름 그대로 귀여운 하마들이 잔뜩 모여 노는 것 같은 조각상이 가득한 놀이터인 이 곳은, 이 조각상들 때문에 유명해진 곳.


놀이터 내에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그네, 나무놀이터, 정글짐, 미끄럼틀 등이 가득하다. 공원 내에서 시즌별로 콘서트, 아트워크, 할로윈 호박 카빙 이벤트 등 아이들이 참여할만한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는데 ,  이는 모두, 이 놀이터의 레노베이션을 이끌어 간 것이 어퍼 웨스트 엄마들의 커뮤니티였기 때문! 실제 인근에 거주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던 엄마들이 엄마들이 아이들이 놀만한 '놀이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에 마음을 모았고 그 결과 1980년대까지만 해도 비위생적이고 안전하지 못했던 놀이터가 The Playground Project, Inc라는 봉사단체를 설립, 이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돌려주자는 취지의  "Take back"이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진행하여 자금을 모으고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완성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부모와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꾸준히 반영하려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원에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 그리고 위생적인 유지가 가능한 것! (자료 출처*Hippo playground-UWS)


Billy Johnson Park

▶Upper East Side, E. 67th and Fifth Ave.

Billy Johnson Playground - 출처 좌측 : vtsr from Flickr, 우측 Central Park Conservancy

어퍼 이스트 사이드의 빌리 존슨 플레이그라운드의 경우, 화강암으로 된 길이 약 13미터의 긴 미끄럼틀이 놀이터의 시그니처! 건축가 M. Paul Friedberg이 1981년에 디자인한 이 놀이터의 경우 2018년 11월 레노베이션되어 더울 깨끗하고 다양한 연령을 소화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났다.

Billy Johson playground - 출처  좌: Central park.org/ 우:  Michelle P. from Yelp

고즈넉하고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노는 것 같은 느낌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하고 자연 속에 동화되는 것 같은 느낌을 연출한 것이 이 놀이터의 특징. 센트럴 파크의 명물다리인 Gapstow Bridge를 미니어처로 만든 것 같은 다리가 공원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레노베이션을 거치면서 좀 더 많은 나무와 꽃을 놀이터 내에 심어 아이들이 공간을 활용한 창의적인 놀이 활동 (ex-술래잡기)을 더 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Ancient Playground

▶Upper East Side, East Side of Central Park at 85th St.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the Egyptian Wing(이집트 문화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이 놀이터는, 미술관을 구경한 후 그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활발히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디자인된 놀이터 중 하나! 인공 피라미드 사이로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 아이들은 이 사이를 오가며 놀게 된다. 더 어린아이들은 아이들이 이집트의 오벨리스크 모양에서 영감을 얻은 기둥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Ancient Playground- 이미지 출처 pintsizepilot.com


Ancient Playground- 이미지 출처Time Out magazin by gaby dressler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어, 여름이면 물놀이도 병행할 수 있다.

미드타운에 가까운 헤셔 플레이그라운드가 관광객이 현지인을 압도하는 것만큼, 이 놀이터 역시 수많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놀러 오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생에 한번 있을 플레이 데이트를 할 수도 있는 곳인 만큼, 아이가 있다면 꼭 가봐야 할 곳 중 한 곳.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대부분의 놀이터들이 나무와 그늘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 것과 달리, 이집트의 사하라 사막의 환경도 모티프로 삼아 대부분의 나무들이 매우 적게 심어져 있는 편:) 그래서 이 곳에 갈 때는 선크림과 모자가 필수!


Rockfeller Park

▶75 Battery Pl (located in Battery Park City, at Park Terrace West near Murray Street.)

자유의 여신상을 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배터리 파크는, 실제 관광객들이 인지하는 것보다 강가를 따라 훨씬 길게 조성되어 있다. 그 안에 있는 다양한 놀이터 중, 가장 가족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공원이 바로 "Rockfeller park". 다양한 연령대를 소화할 수 있는 놀이터의 시설은 물론, 인근에 다양한 편의 시설이 함께 있기 때문. 놀이터 바로 옆에는 큰 잔디밭이 펼쳐지는 것은 물론, 공원에서 진행하는 아트, 체육 등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바로 이 곳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공원 사무소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과 장난감 등을 비치해 두어 놀이터 안은 물론 밖에서도 가족들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록펠러 파크의 놀이터

놀이터 바로 옆에는 큰 잔디밭이 펼쳐지는 것은 물론, 공원에서 진행하는 아트, 체육 등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바로 이 곳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공원 사무소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과 장난감 등을 비치해 두어 놀이터 안은 물론 밖에서도 가족들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원 바로 옆 잔디밭에서 피크닉은 물론, 각종 비치되어 있는 도구를 활요하여 놀이를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맨해튼의 여러 놀이터들을 돌아본 기억을 토대로...

한국의 놀이터에도 이런 부분을 반영한다면 좋을 것 같은 몇 가지를 꼽아보았다.


첫째. 아이들이 놀이터 내에서만 안전히 머물 수 있도록 놀이터 가장자리에는 울타리와 문을 설치하기.

둘째, 계절에 맞는 사용이 가능하도록, 여름철에는 물과 함께 놀 수 있는 관개 시설을 추가하기.

셋째,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을 품을 수 있도록 연령별 놀이기구를 다양하게 구비하기.

넷째. 너무 어린아이들과 너무 큰 아이들이 섞이지 않도록 이를 고려한 놀이터의 공간 구성하기.

다섯째. 놀이터에는 아이를 동반하지 않은 성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법제화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여 놀이터 내의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보호하기.

여섯째. 놀이터의 시설(철제, 나무, 바닥재)에 대한 점검을 꾸준히 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기.


아이들이 걷기 시작하고부터는, 모든 놀이는 "놀이터"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친구들을 만나고, 다른 아이들이 노는 것을 관찰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하는 과정 속에 사회성과 도전정신을 기르는 곳인 놀이터. 그러니, 이렇게 소중한 놀이터라는 공간을 잘 신경 쓰고 가꾸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을 위한 모든 것의 시작이 아닐까?



* 본 글은, 브런치 북 "뉴욕에서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에 게재된 동일 제목의 글과 동일합니다.

SEESAW 플레이 펀드를 통해 각국의 해외 특파원들이 업데이트 하는 "해외특파원이 발견한 제3의 공간" 매거진에도 공유되었던 내용으로, 브런치 북을 발행하며 부득이하게 매거진에서 빠져나오게 되어, 매거진을 위해 복수 게재합니다. *

https://brunch.co.kr/magazine/pickbysees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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