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mbo가 전해주는, 행복한 아이들의 미래
DUMBO 덤보..라는 이름은 동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하늘을 나는 귀가 큰 귀여운 아기 코끼리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뉴욕의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맨해튼 브리지 아래쪽의 지역(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을 뜻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바로, 이 같은 '덤보'라는 같은 이름의 우연을 놓치지 않은 이벤트와 마케팅의 귀재들이 모여.. 브루클린 Dumbo에서 Dumbo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연출한 아주 재미있고 의미 있는 행사를 하나 만들었다.
덤. 보. 드. 롭! Dumbo Drop!
가을의 날이 좋은 날, 브루클린 다리를 배경으로 수 천마리의 아기 덤보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장관이... 연출되는 것이 바로 이 이벤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덤보 지역의 활성화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재원 확충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브루클린 다리가 가장 잘 보이는 상징적인 거리, 워싱턴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 블록파티 (Block Party - 원래는 차가 다니는 일부 거리를 막아 그 공간을 각종 행사 공간 활용하는 형태의 지역 행사)를 통해서 얻어지는 수익은, 덤보 지역에 위치한 2개의 공립학교 PS 307 초등학교와 와 The Dock Street School(중학교)의 교육 및 예체능 활동 보조비용으로 충당된다는 점이 바로 이 행사의 핵심.
즉, 재미있는 이벤트를 보러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Dumbo 지역을 알려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그렇게 얻어진 수익은 그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서 쓰이는 것이니 행사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하늘에서 내려오는 수천 마리의 낙하산을 탄 덤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오후 6시!
하지만, 그 전 오후 4시부터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액티비티가 매우 다양한 곳에서 진행되고 이 것은 저녁 9시까지 이어진다. 블록파티가 진행되는 공간에 들어가는 것은 무료지만, 하늘에서 내려오는 낙하산 탄 아이 코끼리를 '입양(실제 adopt라 표현한다)'하고 싶은 사람들은 20달러의 참가비를 내면 코끼리를 커스토마이징 하는 크래프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위에 이야기한 대로, 이 돈은 매우 의미 있는 곳에 써진다.
기본적으로 수익금을 학교로 기부할 목적으로 행사가 기획된 것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행사장 내 매우 많은 부스들이 '가족'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형태 거나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을만한 것들이 많았다. 모두 브루클린 지역에 위치한 사기업 또는 시설이라 부스를 자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었는데, 그 홍보 방식의 일환으로 마련된 내용들은 모두 아이들이 해당 부스에 머물면서 놀면서 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간단하게는 색칠하기부터, 페이스페인팅, 만들기, 조립하기, 사진 찍기 등등...
그 결과...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마주하던 거리는,
이 날 이 시간, 이 이벤트를 위한 기간만큼은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으로 탈바꿈 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입구부터 가득한 여러 부스들을 보고 신이난 아이와 함께, 행사가 진행되는 워싱턴 스트리트 블록 안에서 각각의 부스를 잠깐씩만 구경하듯 들러서 놀았을 뿐인데...어느새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릴 정도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활동이 가득했다. 덕분에, 해가 져서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는데도 아직 더 놀고 싶은 아이는 아직 다 돌아보지 못한 쪽의 부스들을 가리키며 집에 가지 않겠다고 하기도!
물론, 행사장에 먹거리가 빠질 수는 없기에 브루클린을 대표하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에서 판매하는 메뉴들로 금요일 저녁 식사를 대신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줬다. 햄버거, 스파게티, 컵케이크 등등 다양한 먹거리들이 5-7불 정도의 매우 납득 가능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었다.
Dumbo Drop이라는 제목을 중심으로 ‘하늘에서 아기코끼리 덤보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다’는 특별한 아이디어의 행사로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낙하산을 단 코끼리 인형을 사는데 쓴 20불은, 브루클린 Tier 1 학교* (* title 1으로 지정된 학교란, Title 1으로 지정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연방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해당 학교의 경우 저소득층의 아이들이 많이 속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소득의 차이가 교육 결과의 차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가의 추가적인 보조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다니고 있는 저 소득층의 아이가 추가적인 교육 혜택을 받는데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스파게티를 사 먹는데 쓴 5불은, 우리가 신나게 본 The Dock Street School의 응원단이 활동하는데 필요한 보조비용으로 사용이 될 것이다.
어른과 아이들이 신나게 행사를 즐기고,
그 속에서 미래의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할 방향으로의 자본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구조
그렇게 생각하니, 그곳에서 쓰는 소소한 돈들이 크게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바로 이런 의미를 가진 행사이기 때문에 브루클린 지역의 상공인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터!
그렇게 아이들을 위한 목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가득한 행사였기에... 가는 발걸음도, 다녀온 후의 기분도 너무나 좋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도 날이 좋은 봄, 가을이 되면 정말 많은 지자체의 행사들이 끊임없이 이어져서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아이를 데리고 이리저리 자주 다녔던 것 같다. 이번 행사와 비교해서 가만히 그런 이벤트 들을 기억속에서 떠올려 보니...처음부터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을 목적으로 기획된 행사라는 기본 출발점의 차이가 행사의 내용이나 구성의 차이로 이어져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히 전체 공간중 일부를 할애해서 아이들이 ‘놀’ 공간을 마련하는 것에 만족하는 것과, 전체 행사의 목적과 대상에 아이들이 중심으로 있는 것은 다를테니.
실제, 이 도시에 살며 마주하는 아주 많은 블록 파티와 지자체 기반의 많은 이벤트들의 수익금이 '학교'로 기부되는 것을 목적으로 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 많은 지역 상업시설들 또한 볼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이런 곳에 갈 때면, 나도 모르게 적더라도 쓰는 돈이 좀 더 가치있어지는 것 같아 흐뭇해지고는 했었다. 결론적으로 모두가 행복한 행사랄까.
이번 덤보 드롭 브루클린 블록 파티 역시도...
모두가 즐거운 동시에 미래의 아이들도 행복할 일에 사용될 그런 장소에 다녀온 것 같아서, 브루클린의 워싱턴 스트리트에서의 가을밤을 못 잊게 될 것 같다.
* 본 글은, 브런치 북 "뉴욕에서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에 게재된 동일 제목의 글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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