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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희 Oct 08. 2024

꿈의 졸업

금전적으로 궁지에 몰린 날

미루고 미룬 선택들 대신 복권을 샀다

그러자 풋내인지 썩은 내인지 모를 냄새로 헛구역질이 나는 건

나도 아니까 그래

참으로 어린아이 같은 오만이라는 거

아무것도 아님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모든 어른이 공들여 만든 그릇에 음식을 채울 때

나는 거품을 빚어 무지개를 담아

9월 마지막 주의 여름 냄새 같은 일주일을 보내고

꿈의 번호들을 쏘아 올리는 당첨 결과 발표의 날

마른 거품은 터지고 밤은 해를 끄고 물보라는 흩어지고

이제는 치기의 고개를 넘어 보통의 분지로 돌아가야겠지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고 언젠가

나는 다시 또 복권을 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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