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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 된 여행은 준비가 잘 된 여행과 다를바 없다.

8월의 강릉이었다

by sunho

https://www.instagram.com/sunho.works

강릉으로 가는 길은 가끔 막혔고, 자주 뜨거웠다.

차 안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은

터널이 이렇게나 많다니! 국토의 70%가 산이라더니!


물에 발을 넣지도 않았고,

산을 오른 적도 없지만,

청과 녹을 질리도록 눈에 담았다.


시시껄렁한 말을 하고 보석같은 말을 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이를 노래로 채우기도 했다.


엑셀을 만들지 않은 첫번째 여행이었다.

허술한 행선지와 동선에 실패가 이어졌다.


식당이 썽에 안차고, 오르던 언덕을 이내 내려오고,

카페가 곧 문을 닫고, 여는 시간을 잘못 알아도,


별일 아니었다.


엑셀을 만든 여행과 다를바 없었다.

어쩌면 더 좋았다.


강릉에 다시 가도 좋겠다.

다시는 가지 못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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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온 선글라스를 안경 위에 올리면 여름입니다. 온수 매트를 꺼내면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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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에게는 흉물, 외지인에게는 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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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을 하자마자 잠든 사람과 7층까지 들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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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구하는 사람은 퇴근하고, 파도를 기다리는 사람은 하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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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베이터를 기다리며 춤을 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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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마크 호텔은 구석 구석 아름다웠다.

이른 아침 바다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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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실 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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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매거진의 편집장은 여행을 가면 꼭 새벽에 일어나 도시를 본다고 했다. 어스름한 빛을 받으며 인적 없는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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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이 맛있다는 소문을 찾아다닌 때가 있었다. 요즘은 한 접시든, 세 접시든, 다섯 접시든, 남이 고심해서 차려주는 식사가 좋다. 헌 접시를 세 번 쯤 비웠더니, 새 접시를 들고 싶지 않았다. 유행은 돌고 도니까, 내가 고심해서 차리는 다음 조식은 즐거웠으면 좋겠다.

들어가는 건 싫어도 보는 것은 좋아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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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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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에 낮잠이 절로 왔다.

이제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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