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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ho Oct 12. 2023

백 명의 사람, 백 개의 인생

달리기를 할 때에는 팟캐스트를 듣는다. 집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방을 정리하는 동안, 그리고 출퇴근 시간에도 계속해서 팟캐스트를 듣는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스크롤을 하염없이 내리기도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에는 주로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


얼마 전에는 홀푸즈마켓의 창업자인 존 맥키의 인터뷰를 들었다. 그는 23살 때 여자친구랑 함께 히피들을 위한 식료품점을 열었다. 홍수로 가게가 물에 잠기기도 했고, 적대적 인수에 치를 떨기도 했지만, 44년 동안 한 회사의 대표로 지냈다. 44년. 내가 살아온 날보다 더 긴 시간을 한 회사에서 지냈다. 내가 길게 한 건 뭐가 있을까. 하프 마라톤을 뛴 지 1년.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파트너와 함께 지낸 지 12년. 한 회사의 대표로 44년 동안 일 한 인생을 듣는 일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계속해서 듣고 있는 걸까?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마음에 작은 단서라도 찾아보려고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왜 사업을 하는 걸까? 어떤 가치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걸까? 이익은 어떻게 낼 수 있을까? 일의 의미는 무엇일까?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듣는다고 그런 질문에 대한 해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듣고 있으면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백 명의 사람에게 백 개의 인생이 있다는 사실. 인터뷰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그려온 사람들이지만, 어떤 그림이 될지 알았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아름답게 그리려고 애쓰다 보니 거기까지 가 있었다. 내가 애쓰는 만큼 남들도 애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내 인생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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