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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는 먹으러 왔습니다.

by sunho

항공권과 숙소 예약 내역만 들고 우리는 홍콩에 왔다. 환전도 따로 하지 않은 채, 집에 남아있던 미국 달러를 몇 장 들고 온 우리가 믿는 구석은 음식이었다. 중국이었다 영국이었다 홍콩이 된 이 나라에 우리는 먹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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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둘째 날, IFC몰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와중 옆자리에서 카메라를 보고 말을 걸어왔다. 뉴욕에서 살다가 홍콩 여자를 만나 결혼 후 이곳에 정착한 지 1년이 되었다고 했다. 그 날 저녁, 우리는 그가 추천해 준 음식점에 갔다. 서울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던 그와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무슨 일을 하냐는 주제를 넘어, 여행 이야기를 하다 추천할 만한 곳이 있느냐고 질문을 했다. 한참을 고민하는 그에게 — 나도 알아 지금 그거. 제주도에 살면 사람들이 꼭 쉽게 물어보는데, 상대방의 취향을 잘 알아도 선뜻 권하기 힘든데, 대답하는 거 어렵지 그치. 스몰토크 하다가 딱히 할 말 없어서 나온 질문이니까, 노 프레셔 — 말했지만, 물어보길 잘 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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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차례 홀케이크를 포장해 나가던 파인푸즈는 마지막 날 들렸다. 홍콩섬에서만 엿새를 있다가,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바다를 건너 둘러보았다. 호텔 지하에서는 음향기기 박람회를 하고 있었다. 잠깐 무간도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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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에는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차와 빵이 항상 구비되어 있었다. 부족해진 허기를 능숙하게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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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이름 모를 죽집에 들러 주변 사람들의 그릇을 훔쳐봤다. 번역기를 돌린 영어 메뉴를 보며,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죽 하나, 실패할 수도 있는 죽 하나, 그리고 전병과 튀김빵을 시켰다. 넷 다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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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마다 같은 온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맞는 사람에 따라 나누는 대화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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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양이 많지 않아 시키지 못한 메뉴가 몇 번 있었다. 가게를 나오면 꼭 아른거렸다. 메뉴를 네 개씩 주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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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몰릴 시간을 좀 비껴갔더니, 한 켠 에서는 만두를 빚고, 또 한 켠에서는 돈을 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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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끔한 카페가 곳곳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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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왜 사람들이 싫어하는 지도 알 수 있었던 메뉴였다. 진한 생달걀의 맛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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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어간 에스컬레이터 옆 피자집에서는 놀랄 만큼의 환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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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커피집이 온 동네에 다 있었다. 관광객이란 그만큼 돌아다니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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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접시에 조금씩 나오는 맛있는 것들을 여러 번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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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가게를 찾아 동선을 맞췄더니 근사한 곳이 계속해서 뿜어져 나왔다. (상단의 사진과는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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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를 싫어하는 사람도 완탕은 좋아졌다. 메뉴에 있든 없든 유채 볶음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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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많은 카페를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중에 으뜸이라면 앰버 커피 브루어리였다. 이름에 "브루어리"라고 붙여놓은 모양이 부끄럽지 않을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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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날의 마지막 식사는 크리스탈 제이드였다. 선택지가 많아 공항을 한참 둘러봤고, 중앙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명망 있는 곳에 눈을 빼앗기고 말았다. 다음에는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만큼 먹었지만 그만큼 걸었더니 살은 찌지 않았다. 다시 먹으러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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