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인연에게 나의 기억은

기억되고 싶은 나의 모습은

by 수니

밤 12시가 다 된 시각, 문득 지나간 인연들이 떠오른다.


철이 없었지만 그만큼 매순간이 즐거웠던 인연,

가장 불안정한 시기에 만나 서로의 우울함을 안아줄 수 없었던 인연,

미래를 꿈꿨으나 추구하는 방향이 너무 달랐던 인연,

첫눈에 반했지만 마음을 채 표현하지도 못하고 끝나버린 인연,

등등.


한 때는 인연이 다한 슬픔을 너에게서, 나에게서만 찾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우리의 끝남은 서로의 잘못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그 때의 너와 나는 그만큼 미숙했기에,

그 시절의 우리는 그 정도로만 인연을 맺을 수밖에 없던 것이었다.


철이 없었지만 그만큼 순수해서 좋았던 사람.

불안정한 시기에 우울했지만 그 감정조차도 열정으로 이겨내려던 사람.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지만 누구보다 자기 목표에 솔직했던 사람.

첫눈에 반했던 만큼 이런저런 매력이 많았던 사람.


나는 지나간 인연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에 남을까,

내가 그들을 좋은 모습으로 추억하는 것처럼

그래서 지나간 시간들이 뭉클하게 남는 것처럼

나도 상대방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다음 만나는 인연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할 수 있도록

우리가 만나는 시간들이 서로의 인생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도록

함께 있는 동안에는

진실하고 유머있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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