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아닌, 나를 봐야함을
지난 일요일 저녁 로테이션 소개팅을 다녀왔다.
이별에 너무 의기소침해져있는 나에게, 친구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라며 추천해줘서 용기내어 나가게 됐다.
그날 나는 여자 6호가 되어 남자 9명과 각 10~15분씩 대화를 나눴다. 먼저 주최측에서 준비한 질문지 리스트를 작성한 후, 서로 상대방의 직업, 사는곳, MBTI, 취미 등을 물어보며 대화를 시작한다.
1. 남녀 모두 외모는 평범하고 직장은 소위 말하는 안정적인 직장(대기업, 공무원)이 대다수다. 나이대는 30대 중반이 많았다. 외모로 나이가 잘 가늠이 되지 않는 게, 누구는 되게 나이가 많아보였는데 나랑 동갑이었고 누구는 또래인 줄 알았는데 나이가 많았다.
진짜 나이가 중요하다기보다 자기관리, 스타일링을 통해 나타나는 "실질적인 외모" 나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니까 나이 1살 드는 것에 구애받을 게 아니라, 운동을 하든지 일찍 자든지 실질적으로 "관리를 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2. 10분 동안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나름 매의 눈으로 이것저것 질문한다. 이게 신기한 점이 처음에 외모만 보고 호감이 가다가도, 말할수록 재미가 없어서 지루한 사람이 있었고 외모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어도, 취향이 너무 비슷해서 대화가 잘 통하고 다시 보고 싶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었다. 관계를 지속시키는 건 역시 가치관, 관심사가 통해야 하는 것이다. 이끌림에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나는 어느정도 외모적 호감이 충족되면, 대화의 끌림이 더 중요했다.
3. 상대방을 알려고 눈에 불을 밝히고(?)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결국에 알게 되는 것은 나에 대해서였다. 내가 평소 어떤 취향과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이야깃거리를 즐거워하는지, 또 어떤 사람이랑 대화를 해야 편안함을 느끼는지.. 나는 어떤 틀에 박힌 생각을 가진 사람보다는 자기만의 고유한 생각을 지닌, 다소 솔직한 성격의 사람들에게 큰 매력을 느꼈다.
4. 대화가 모두 끝나고 각자 쪽지로 나와의 대화 소감을 적어 준다. 가장 인상 깊은 쪽지는 자기 휴대폰번호를 적어 둔 쪽지보다,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밝은 기운을 받았다는 쪽지였다.
그동안 이별의 아픔으로 매일 울상에 눈이 퉁퉁 부어 지내곤 했는데, 아! 원래 내 장점은 활발하고 밝은 거였지. 다시금 기운을 차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가진 밝은 기운, 활발한 이미지를 장점삼아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한 내가 되어야겠다.
5. 지나간 인연에 연연하며 이를 잊기 위해 의도적으로 새로운 애인을 찾기 보다는,
내가 원래 지닌 성격을 장점 삼아서 이를 더욱 계발시키고, 건강한 방식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겠다. 나이에 구애받지 말고, 허상에 미련가지지 말고, 힘차게 다시 시작해보자. 나는 나를 믿으니까, 이로서 로테이션 소개팅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6. 많은 것을 느꼈지만, 연애로 발전할 만한 새로운 인연은 만나지 못했다 ^^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