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이 불러온 요요

by 김태연




극단적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자 내가 선택한 방법은 끔찍한 소비 다이어트였다. 그것이 얼마나 큰 파장을 오게 할지는 그때 당시에는 미처 몰랐다. 그냥 좀 더 윤택해지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나란 사람은 그게 안 되는 여자였다는 걸 지금 계산기를 두들기고 나니 결론이 내려졌다.

극단적 소비 다이어트가 엄청난 요요를 몰고 왔다는 것을. 오늘만 해도 큰애 옷값을 20만 원을 넘게 썼다.

그동안 안 쓰고 잘 버틴 게 용할 정도였다. 쿠팡과 대형마트에서는 벌써 10만 원을 넘게 썼고, 외식비만 5만 원을 썼다(커피값 포함하여) 하루에 40만 원에 거의 다다르게 쓰고 나서야 멈춰진 소비였다. 중요한 건 오늘만 이렇게 썼다는 게 아니다. 최근 나는 폭발적으로 돈쓰기에 혈안이 된 듯 쓰고 다녔다.


우리 신랑은 알고 있을까. 만약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알게 되겠지.

아아, 소비란 무엇인가. 오늘만 살고 말자는 막무가내 인생인가. 사실 아직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엄청나게 썼다는 것이다. 동생 결혼식에 입고 가야 할 남편 정장을 턱턱 고민도 안 하고 사버렸고, 뜯어말리는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구두까지 맞춰서 샀다. 이 정도는 입고 가야지. 언제 또 사겠어하면서 사버린 뒤엔.. 돌아오지 않은 카드값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손가락 살을 물어뜯으며 카드내역을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결제 예정금액이 큼지막하게 눈에 들어오자 어째야 하지 어째야 하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내일이 되면 다시 마음을 잡고 쓰지 않게 될까. 그건 아닐 것 같다. 나란 여자는... 너무도 나를 잘 알고 있다. 소비에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쓸 순 없는 건데,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문제는, 돈을 쓰면서도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다가올 카드값을 훤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극단적으로 실시한 소비 다이어트가 이렇게 크게 돌아올 줄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어차피 써버릴 거 그냥 썼어야 했나. 아니다. 그것도 틀린 방법이다. 뭘 했든 간에 틀린 방법은 맞다. 나는 지금 안 썼어도, 분명히 미래에 썼을 것이다. 정말 카드를 없애는 게 맞는 건지. 본능적인 의구심이 꿈틀꿈틀 올라온다. 카드를 잘라버린다면? 과연 그땐 소비를 덜 할 수 있을까? 나는 또 의심한다. 나 자신을 의심하는 것이다.




이렇게 어차피 써버릴 바엔 차라리 버는 게 낫나.


또 그런 생각이 물감처럼 스며든다. 내가 이 정도로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어딘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그런 나름의 반성의 시간도 가져본다. 그것이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확실한 건, 제대로 요요가 왔다는 것이다. 쓰다 죽을 팔자인가. 별 생각이 다 든다.


그런데도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수십 번을 생각한다. 아, 이렇게 살면 안 돼. 이건 잘못된 방법이야.

내 남편의 10년 직장 생활이 나 하나 때문에 다 날아가는 것만 같다. 모아둔 돈 없이 쓰기만 하고 있다니.

잘못되었다. 그것도 한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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