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해 깊게 파지 않으려 하는 중이다. 관계를 맺고 깊이 파고들수록 거리가 멀어진다는 말은 다른 곳에 아니라 내 바로 옆에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너무 깊지 않게. 하지만 완만하고 얕게 사람을 알아가려 하는 중이다. 그 모든 것은 나로부터 출발하고, 나로 끝난다는 것을. 우리의 관계가 아무리 수평적이라고 해도 결국엔 나 자신으로부터 원을 돈다는 것을 너무나도 늦게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얕은 관계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깊은 관계라고 해서 언제나 좋은 사이는 아니라는 것을.
이미 어른이 된 우리는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그 사이만큼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항상 늘 새롭고,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사람은 뭘로 살아가는 걸까. 그 고민에 대한 질문을 나의 아들을 보면서 내던졌다. 너는 무엇으로 요즘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니?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나조차도 뭘로 살아가는지 제대로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는데, 초등학생인 아이에게 그 해답을 듣는 건 왠지 반칙 같다고 느껴졌다. 반칙이야. 땡땡땡. 머릿속으로 실로폰소리가 명쾌하게 울리는 느낌이다.
인생에 대한 해답은 언제나 늘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찾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인 걸까.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외로움을 한 움큼을 안고 매일을 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들 외로운 걸까.
그래. 다들 외로운 걸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