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by 김태연



언제나 늘 갈등이다. 어른이 되면서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동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아, 나 어른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모두 가질 수 있다면, 신은 공평하지 않겠지.


나는, 의외로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한다. 그러나 낮에는 혼자 있어도 혼자만 있는 시간이 아니다.

나는, 외로움을 생각보다 좋아한다. 그러나 외로움에 사무치는 건 정말 싫다.

나는, 반려견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의 반려견이 내게 뽀뽀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술을 좋아한다.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 술을 혼자 마신다. 이건 별로 좋지 않다.


그리고 나는.... 내 아이들을 사랑한다. 그러나 육아는 지치고 고되다. 나를 진 빠지게 만든다.

나는, 남편을 사랑한다. 그러나, 남편이 일을 나가는 게 좋다. 그건, 기정사실이다.


나는, 쓰레기 버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정리정돈엔 영 젬병이다.

나는, 옷을 좋아하고 쓸데없는 얄팍한 물건들을 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늘 카드값은 날 슬프게 한다.

나는, 타인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해하는 것은 내게는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나는 밤을 좋아한다. 햇빛은 우울증에 좋다지만, 나는 햇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운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 그러나 주차장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나는, 우리 부모님을 좋아한다. 그러나 사랑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괴로운 것을 어느 순간부터 외로움과 함께 마주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 시간들은 너무나도 힘들다.


나는, 나를 좋아하지만 동시에 좋아하지 않는다. 참 말도 안 되는 말이지만, 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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