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를 줄이기로 결심한 데에는 의류비가 한몫 크게 했다. 많이 나간다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로 의류비가 많이 나가다니, 결국 신용카드 말고 체크카드 위주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는데 체크카드에 돈이 있어야 말이지..? 잘 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소비 패턴을 바꾸기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열심히 써댔던 지난날들이여 당분간은 안녕. 나는 무소비를 하려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야 말겠어.
근데 내가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나는 나 자신을 잘 믿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의문이 든다. 게다가 300만 원 주고 산 속기 키보드도 중고로 팔려니 제값도 못 받게 생겼다. 문의도 안 온다. 이것도 헐값에 팔아야 하는데 할부는 끝났을까. 신랑이 알면 기겁할 일이다. 우리 신랑이 알면 기겁할 일들이 투성이다. 속기사 도전도 친구 말에 혹해서 하려다가 힘들어서 그만뒀는데, 뭐든 정말 이런 식이다. 그래서 그런가 뭔가를 하겠다고 하면 신랑이 먼저 비웃는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나를 그렇게 만든 것도 한몫한다.
- 어제는 카메라를 헐값에 팔았다. 이젠 더 이상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은 시대다. 핸드폰으로 다 하는 시대인지라 어떻게 처분해야 하나 하다가 당근에 올려도 안 팔리길래(다 나와 같은 마음인가 보다) 그냥 중고 카메라 매입하는 곳에 택배를 보내서 팔았다. 정말로 제값 받지도 못하고 그 돈이면 안 파는 게 나았을 수도 있지만, 집에서 묵히는 것보다야 낫겠지 싶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여행 숙박 예약하는 비용에 보탰다. 이 돈이 저 돈으로 옮겨진 셈이다. 현명한 소비를 한 건가. 남편은 벌써부터 아이들과 여행 가는 것에 많이 들떠있다. 나는......
나는 격리가 얼른 해제되어야 기분이 날 것 같기도 하다(사실은 난 요 근래 들어서 여행 가는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 브이로그를 찍어보겠다고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고 음악을 입히는데 쉽지 않다. 다들 이걸 어떻게 한담. 아, 단숨에 포기다. 그냥 남의 브이로그를 보는 게 나의 취미를 자극하는 편이 더 빠를지도. 게으른 사람은 단타로 목적을 잡고 조금씩 해내야 한다고 하는데, 단타고 뭐고 한번 시작하면 조금씩이 안된단 말이지. 게다가 색감 입히는 것도 그렇고 초점 잡는 것도 그렇고, 쉽지 않다. 나라는 사람은 브이로그를 찍는 것보다 초점 잡는 것부터 해야 할 판이다. 신입사원이 부장일 하겠다고 먼저 나선 꼴이다. 그러다가 엌 이게 아닌데? 싶은 거지. 허허.
각자의 속도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의 속도는 저마다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브이로그도 언젠가 한 번은 찍지 않겠어? 흐흐.
- 우리 집 강아지는 막내를 제일 만만해하는데 요즘 우리 막내가 많이 커서 그런지 이제 더 이상 못 당하는 듯하다. 강아지도 개개인으로 사회성을 형성한다고 한다(수의사 말로는 그랬다) 우리 막내와의 사회성을 이제는 형성하려나 싶은 느낌이다. 예전에는 막내를 무시하고 만지면 으르렁 거리기 바쁘더니 요즘은 만지는 것도 허락해준다. 가끔 핥아주기도 한다. 그들은 그들의 속도대로 친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엔 너무 으르렁 거리고 물려고 해서 강아지한테 화내고 그랬었는데, 강아지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나 보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아프게 만져서 화를 낸 듯하다. 지금은 살살 만져주니 가만히 있는다. 물론 흥분해서 만지면 또 으르렁 거리긴 하지만. 이 정도로 엄청난 발전이다. 부디 서로 친해지길 바랄게.
- 격리기간은 우리 큰애한테는 꿀 같은 시간이다. 마음대로 게임을 해도 되고, 놀아도 된다. 나는 아무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말을 하는 순간 기침을 너무 하기 때문에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이다. 가래가 낀다는 말이 뭔지 몰랐는데 이번에 아주 제대로 느꼈다. 코로나. 쉬운 병이 아니다. 아이들은 열만 확 올랐다가 내렸다가, 지금은 이제 내려서 제 컨디션으로 돌아온 것 같다. 나는 아직 아니다. 내 컨디션으로 돌아오려면 아직 먼 것 같다.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가 몸에서 마지막으로 발악을 하는 느낌이랄까. 난 여기서 벗어나지 않을 거야!!!라고 하는 것 같다. 목소리도 가래가 잔뜩 낀 목소리다. 격리 해제되면 내 목소리도 돌아올까. 의문이다.
- 무지출의 날을 할 수 있을까. 소비 요정이여 물러가라 훠이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