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리 해제 얼마 안 남았다! 날짜를 어떻게 가늠해야 할지 몰라서 타 온 약을 꼬박꼬박 먹는 중이다. 이거 다 먹고 나면 다음날 격리 해제다! 아.. 드디어 나갈 수 있는 것인가. 자의적으로 집에 있는 것과 반강제적으로 집에 있는 건 정말 천지차이라는 걸 깨달은 날들이었다. 강제적으로 있어야 하는 건 아무리 의식하려 해도 쉽게 설득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청개구리처럼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가득하다. 물론 나를 감시하거나 문 앞에서 누군가 지키거나 하는 건 없었지만, 나는 자율 시민이기에 나름대로 규칙을 지키려 충분히 애썼다. 그걸로 되었다(?)
- 골치 아프게 자리 잡고 있던 물건들이 조금씩 당근에 팔리기 시작했다. 아직 예약 거래 중이지만, 팔리면 얼마나 뿌듯할까 싶다. 코로나 덕분에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된 덕분에 아무도 비대면 거래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는다. 나도 그게 편하고 좋다. 마주치면 오히려 더 민망하달까. 괜히 이것저것 설명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게다가 당근?이라고 물어봐야 할 것 같은 생각까지 든다. 당근이라니. 너무 귀엽잖아. 당근 마켓 만든 사람 진짜 상 줘야 한다. 올해의 상 뭐 이런 거. 올해의 어플상 이런 걸로.
당근 덕에 중고거래가 얼마나 활성화되었는지 알았으면!
- 두 사람이 귤을 보내준 덕분에 귤 잔치가 집에서 열렸다. 귤이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 겨울엔 역시 귤인가. 내가 산 귤까지 세 박스다. 세 박스나 우리 집에 귤이 있다니. 진짜 말도 안 될 정도로 볼 때마다 마음이 막 차오른다. 내가 아무리 귤을 좋아해도 세 박스를 다 먹을 수는 없는데. 누굴 주려니 코로나 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코로나 때문에 받은 귤이라 누굴 주기도 그렇고. 그래 나랑 애들이랑 다 먹어야지. 우리 신랑은 그 와중에 과일 알레르기가 있어서 과일을 못 먹으니, 나랑 애들이 해결해야 한다. 여차하면 나중에 귤잼이나 만들어야겠다. 상하기 전에.
- 큰애가 학교 가는 평일에 학교를 안 가니 이상한 기분이라 했다. 나도 이상해 네가 학교 안 가니까. 방학이 얼마 안 남았는데! 이번 겨울 방학 땐 뭘 해야 한담. 벌써부터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몰려온다. 미리 이렇게 걱정하는 사람들은 이게 문제다. 닥쳐봐야 아는 법인데, 늘 걱정부터 꽁꽁 싸매고 한다. 나도 이런 나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쩌겠나. 이게 나인걸. 열심히 걱정하는 수밖에.
- 귤이나 한가득 까먹어야겠다. 오렌지색이 형광등 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하다. 귤 색은 언제 봐도 예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