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해제된 지 삼일 정도 된 것 같은데, 자꾸자꾸 기침이 나온다. 후유증이 원래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생각보다 기침이 꽤 자주 나오고 콧물도 흐르고 내가 제대로 낫긴 한 건지, 약을 아직도 먹으면서도 의심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이들을 기관에 보냈다(드디어 우리 가족 다 해제!) 보내고 나서 병원에도 다녀오고 큰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잔뜩 사 왔다. 아마도 아이들을 기관에 보내고 난 홀가분함이 내심 있었던 것 같다.
막상 언제 크나 언제 크나 하면서도 벌써 1년이 이렇게 금방 지나갔다. 정말 다 크면 섭섭할지도 모르니 지금 최선을 다하기로 해놓고선 보내고 나서 홀가분하다니. 이런 아이러니함이! (허허)
집에서 아이들이랑 있으면서 아프다는 핑계로(정말 이참에 다 놓았다 원래도 잘 안 하지만) 집안일을 손놓았더니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다. 장난감 방을 정리하고, 둘째가 안 쓰는 장난감도 한 개 당근으로 거래하고, 안 쓰는 노트북 거치대로 거래하고(요즘 당근 거래에 맛 들린 듯 계속 팔아대고 있다) 집안도 오랜만에 청소기를 돌리고, 장난감방 정리도 했다. 열심히 정리하고 나니 시간이 남아서 아이스크림 사오면서 사온 아이스 밀크티를 마시면서 책도 보고, 정말로 나름(?) 알차게 남은 시간을 썼다.
다음 주는 동생 웨딩드레스도 같이 보러 가야 하고, 드디어 기다리던 강아지 미용도 시킬 계획을 잡았다. 얼마만의 미용이야! 물론 미용의 큰 뜻은 없다. 우리 강아지는 늘 항상 아토피와 비염이 심한 나 때문에 몸에 있는 온 털을 다 밀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저번 주엔 코로나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고 돌아오는 주에는 꼭 보자며 같이 미용사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큰아이 보강도 다음주에 잡혀있고..
큰아이라고 쓰니 갑자기 생각난 건데, 다니는 축구 학원에서 요일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는 물음이 톡으로 왔었다. 이유인즉슨 큰아이가 오래 차를 탄다는 것과, 지금 다니는 친구들끼리(다른 초등학교다 인원이 엄청 많다) 팀을 이룰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차를 오래 탄다고 말하는 이유보다 팀을 그 아이들끼리 (같은 학교 같은 아파트라는 이유로) 이룰 것 같다는 말이 왜 더 확 와닿던지. 일부러 같은 학교 학생이 가지 않는 곳을 골라서 보낸 거였는데, 3년 동안 보내고 보니 좀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고, 괜히 동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은 시범으로 보내보겠다고 말을 하고 큰아이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반을 옮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학원을 옮기는 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주의라, 무작정 옮겨야겠단 생각은 안 들었지만 내심 섭섭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물론 장점도 있다. 차를 짧은 시간만 탈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하지 못하는 터라(사실 엄청 멀긴 했다. 내 아이가 제일 끝으로 내리고, 제일 먼저 타야 했으니) 일단 옮기는 반을 한번 시험 삼아 가보기로 하기는 했는데 아이가 어떻다고 말할지 제일 궁금하다. 참, 내 문제면 쉬울 텐데 아이 문제라 섣불리 판단하기가 어렵고, 생각이 많아진다.
집이 정리되면 좀 생각도 정리될 줄 알았더니, 막상 정리하고 보니 오히려 잡생각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집이 어지러우면 그걸 보면서 한숨을 쉬었는데, 정리되니 또 다른 생각이 몰려오는 이 아이러니함은.. 참, 뭐랄까.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나 할까. 그런 생각이 든다.
물론 내 걱정들이 단순히 기우이기를 바란다.
나는 늘 그걸 바라왔고, 이렇게 걱정하는 나에게 '거봐 역시 별것 아니었어'라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란다.
나의 결정이 어떻게 결과를 가져오든 간에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