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다녀간 후가 좋고
눈은 함께할 때 좋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진눈깨비가 내린다
올 마지막 비일지 첫눈일지
우산을 펼까 말까 망설이는
내 눈 속으로
네가 뛰어들어왔다
어느 계절 어느 도서가
비가 되려던 너를 얼렸는지
눈이 되려는 너를 망쳤는지
천 번을 부정해 보아도
너와 관련한 한
범인은 언제나 나다
네가 내게 모든 계절이듯
만 번 읽어도 설레는
고전의 한 대목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