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은 밤에도
이불을 덮지 않는다
그러나 전생부터 늙은 어떤 꽃들은
윤사월에도 하얀
솜이불을 덮고 산다
누덕누덕 남은 잔설 같은
마음에 기대앉아
동강을 굽어보는 산허리에
누굴 마중 나온 것일까 저 할미
올 이도 없이 기다림만 키우는 봄날
붉은 저고리 노란 속살 덮은
솜이불이 떤다
꽃들은
전설 같은 이야기를 잘도 흘려보내지만
전생부터 늙은 어떤 꽃들은
이야기를 살 속에 묻고 산다
뼛속에 뿌리내리라고 보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