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만든 것
B 엄마, 나는 엄마가 나왔지?
M 그럼! 엄마가 뱃속에서 별이 만들었지.
B 엄마가 나 만들었어~
M 맞아, 엄마가 만들었어! 엄마는 왜 이렇게 별이를 사랑할까?
B 원래 자기가 만들면 사랑해.
자기가 만들면 사랑하게 된다는 별이의 말에 내가 쌓고 다진 것들에 대한 애정을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에 번뜩이는 영감을 준 말이다.
2️⃣ 이모와의 대화
이모가 별이에게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별이는 이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다. 이모방에 들어 간 별이는 더 놀고 싶었지만 이모는 이미 지친 상태다.
이모한테 놀러 갔다.
A 별이 게으르게 하면 안 돼. 빨리 집 갈 준비해.
B 싫어~ 더 놀 거야~ 이모랑 놀 거야~
A 너 게으르면 소머리탈 쓴다.
B 소머리탈 아냐!!
(잠시 후)
A 별이는 밥 제때 안 먹지? 소머리탈 써야겠네.
(잠시 후)
A 별이는 양치하는 데 한 시간 걸린다며? 소머리탈 써야겠네.
(잠시 후)
A 이거 인형이 꼭 소머리탈 같다. 소머리탈~
(또 잠시 후)
A 소머리탈~ 소머리탈~
B 이모랑 안 놀아.
치밀한 이모. 별이는 이모 방에서 나와 엄마한테 왔고, 또 꼼짝없이 엄마는 강제-별이와 놀기행.
3️⃣ 사랑 주머니
별이가 화가 나면 화 주머니가 불룩해지고, 사랑을 받으면 사랑 주머니가 가득해지는 것으로 마음 표현을 한다. 화 주머니가 차면 사랑 주머니가 작아지고, 사랑 주머니가 가득 차면 화 주머니가 작아진다. 화가 난 별이를 안고 가슴을 쓰다듬어주며 '사랑 주머니야, 얼른 채워져라'하고 주문 외우듯 하면 아이는 화가 풀려 배시시 웃는다.
M 별이 사랑 주머니 지금 통통해? 가득 차 있어?
B 응!
M 사랑 주머니 언제 홀쭉해져?
B 안 홀쭉해져.
M 왜애?
B 엄마가 맨날 사랑하니까!
알면 됐다, 이 녀석ㅎㅎ
➕ 오랜만에 아이 아빠와의 대화 기록
나 가스레인지 켤 때 후드 켜거나 창문도 같이 열어.
그 추워.
나 메탄 나온대.
그 무슨 메탄이야.
나 (어휴, 또 말 저렇게 해.)
그 (.....한참 침묵.....)
나 아니, 가스 냄새도 나고. 어쨌든 별이한테 안 좋잖아.
그 생각해보니까 도시가스는~ (뭔가 전문적인 설명 *학부 때 전공) ~니까 메탄 들어가네. 어떻게 알았어?
나 뉴스에서 본 거 같은데.
그 (창문을 연다) 그러네, 문 열어야겠다.
아이 아빠와의 첫 만남에서 그는 자기 직장 이야기를 했고, 나는 대화 중 '촉매'에 대해 아는 척을 했다.
- 아, 그거 화학반응을 빠르게 해주는 거 아닌가요?
중1 물상시간에 배운 내용으로 리액션한 건데, 아이 아빠는 그때 나와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직종을 아예 바꿨기에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오늘 대화에서 떠올랐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