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따옴표의 쓰임

by 김선정

글을 읽고 쓰기 위해 내가 제일 많이 하는 것은 회상이다. 책을 읽을때면 나한테도 이런 경험이 있나를 떠올리며 어떻게든 책과 나를 연결시키려 한다. 글을 쓸때는 더 하다. 글쓰기 모임에서 글감을 받으면 지나온 과거를 빠르게 스캔해 나간다. 가까운 과거에서 먼 과거로 돌아 다니며 글을 쓸 재료들을 찾아나선다.


그러다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다. 나처럼 기억하는 능력이 형편없는 사람도 그때 그 곳에서 그 사람이 했던 말들이 다시 되살아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럼 나도 어김없이 큰 따옴표로 그 말들을 내 글 안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기억해 낸 나를 대견해한다.


그렇게 남겨진 큰따옴표의 말들은 분명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기에 뇌에서 우선순위로 남겨두었을 것이다.망각의 삶 속에서 살아 남은 가치를 꺼내어 다시 한번 쓰담쓰담 해주는 것이 글쓰기의 좋은 점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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