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교대 평생교육원 책, 삶, 쓰다 출판기념회-단편소설

소설쓰기는 어렵지만...

by 김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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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인교대 평생교육원에서 <책, 삶, 이야기>라는 강좌를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그때 맺은 인연으로 좋은 분들과 매달 독서모임도 진행 중이다.

올해 가을학기에 후속 강좌가 열렸다. 독서에서 나아가 글쓰기를 한다고 하셨다. 글쓰기라면 빠질 수 없기에 당연히 신청했고 들뜬 마음으로 첫 수업을 참여했다. 당연히 서평이나 에세이를 쓸 거라 예상했던 나의 순진함을 뛰어 넘었다. 이번 강좌는 단편소설 쓰기로 진행한다고 하셨다.

엥???소설???

이 수업을 끝까지 들을 수 있을까 걱정스러워졌다. 에세이 장르에 특화된 나의 보잘것없는 나의 글쓰기 실력으로 소설이라니. 소설은 신이 내린 재능을 가진 이야기꾼만이 쓰는 장르 아니었던가.

분량도 만만치 않았다. 요즘 내가 쓴 글의 분량은 길어야 A4 한 장 수준인데, 최소 6장은 써야 한다고 하시니 시작도 하기 전에 지레 겁을 먹었다.

수업의 목표는 내 삶의 경험에 허구를 더해서 한편의 단편소설을 쓰는 것이었다. '내 삶에 소설로 엮을만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구두 서사를 시작으로 초고 완성까지 한 분 한 분 글을 완성되어 가는 동안 나는 제자리걸음이었다. 도저히 글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했다.

마음의 짐만 쌓여가고 시간은 쉬이 나지 않고 마감일은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도 낭만글방에서 글을 쓰며 몸에 밴, 마감이라는 말만 들어도 글을 써야 하는 자동 적응력을 발휘되었다. 다행히 추석연휴가 길었고, 앉아서 써보니 글이 되긴 했다. 그렇게 초고를 완성하고 합평을 듣고 퇴고를 하는 과정을 지나 어찌어찌 한편의 단편소설이 완성하였다.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였다. 예전에 써두었던 에피소드에 얼마간의 상상을 가미해서 짧은 초단편 소설을 썼다. 신기하게도 절대 못할 것 같았던 이 일이 진행이 되면서 문집으로 기록이 되었고 어제 출판기념회까지 참석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부모님에 관한 글을 쓸 때면 부모님 모습은 내 시선안에서 한정적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때 나한테 왜 그러셨을까'라는 부분이 글의 대부분의 내용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소설은 달랐다. 부모님 입장에서 그분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야기의 연결을 위한 당위성이 필요하니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부모님의 삶의 단면을 살짝만 들쳐 보았을 뿐인데도 자연스러운 이해가 내 안으로 스며드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살아내신 삶을 이해하게 되고, 존경하게 되면서 부모님을 향한 내 사랑이 커져갔다.

흔한 말로 본인이 살아온 이야기만 써도 대하소설이라고들 한다. 또, 소설의 감동은 내가 겪을법한 이야기일 때 더 진해진다. 아마 우리 모두 그만큼의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지니고 있을 것이다. 이번 단편소설 쓰기는 더할 수 없이 값진 경험이었다. 내 한계를 한 번 더 뛰어넘게 해줬고 각각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글을 쓰는 동안엔 다신 소설은 쓰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건만 '이제 내 이야기를 소재로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는 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지치고 않고 마감 독촉을 해주신 이지영 교수님, 나의 멋진 공부동반자이신 두 분의 훌륭한 보조강사님들, 그리고 함께 쓰는 기쁨을 만끽하게 해주셨던 작가님들~!!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여서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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