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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Kim Dec 31. 2020

성장드라마, 지겹게 봐도 나는 네가 좋다

네버 해브 아이 에버

Never have I ever...

?!

영어능력자가 아니라면 대번에 기억나는 제목이 아니다.

네버 해브.. 네버 에버..? 자꾸 헷갈린다.

~~ 해본 적 없다! ~~ 해본 적 있어?


사실 이 문구로 서치 해보면  

Never have I ever는  

미국 하이틴들이 꽤 많이 하는 게임이다.

여러 개 복수의 항, 질문이 있고

각 항에 대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게 몇 개인지 확인하며 노는 거다.


뭐 이런 식인 거 같다.


나는 8개다 !


여러분도 재미로 한번 해보시길.

의외로 재미있다.

SNS에서 몇 개나 해당되는지

댓글 놀이를 하는 게시물을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리스트들이 귀엽다.

아마도 이 놀이가 십 대들용이기 때문인 듯하다.





나는 원래 성장영화에 열광한다.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극, 소설.. 등

장르가 무엇이 되었건 나는 성장물을 사랑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히스 레저와 줄리아 스타일즈가 출연했던

영화 ‘내가 너를 싫어하는 10가지 이유’부터

최근의 넷플릭스에 넘쳐나는 성장 드라마들

(이중에는 성장 드라마도 있고 그저 하이스쿨을 빙자한 성인 드라마인 경우도 있다.

하여간에 어지간히 많이 보는데 웬 간 해선 싫증도 안난다.


어쩌면 십 대 시절에 읽은

데미안의 마수에 여전히 걸려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발랐길래, 나는 네가 그리 좋을까.


성장 영화나 드라마 속 십 대들은

당연하지만 많은 일들을 처음 겪는다.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누군가를 잃거나,

소외되거나, 누군가에게 연민을 느끼거나

대부분의 어떤 경험과 감정이 처음이다.

당황하고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른다.


그래서 마음이 간다.

과도하게 슬퍼하거나 벼랑 끝까지 가고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결국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실수하고

그렇지만 종국엔 자기만의 성을 부수고 성장한다.  


성인들이 비슷한 경험을 해도 그들과 같지 않다.

성인이 되고 또 늙어가는 지금은,

대부분의 감정과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서

새로운 감정과 경험도 과거의 아카이빙 된 유사 카테고리에 묶여서

생소하거나 낯선 기분을 최대한 익숙한 방식으로 처리하려 한다.

그리고 가장 적절한 답(감정과 태도)을 내놓는다.

떨리거나 두려운 감정,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여하튼 성장영화,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첫 번째 경험, 감정들이 날 것 그대로

내 마음에도 전이되어 함께 떨리는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그들이 아픔,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그 과정에서 감동을 받는다.  

어쩌면 성장 영화들의 주인공을 통해

내가 다시는 느낄 수 없는 그 감정과 떨림을

대리 경험하면서 영원히 늙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호러만큼이나 넷플릭스에서 풍덩 빠져 놀기 좋은 장르가 성장 드라마, 성장 영화다.

최근 마음에 들었던 성장물은 네버 해브 아이 에버 다.


인도계 미국인인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아빠를 잃고 그 충격으로 다리 마비를 겪고 또 기적적으로 정상이 되는 경험을 하면서 새로운 도전의식을 느낀다. 네버 해브 아이 에버.. 리스트가 작성되고 한 번도 가졌던 적 없었던 남자 친구 만들기가 첫번째 미션이 된다. 





야무진 주인공 데비의 타깃은

공부 잘하는 너드 남자 친구 말고 이렇게 훈훈한 운동부가 목표물이다.


유쾌하고 신나는 리듬으로 달리는 각 에피소드는

인종, 마이너리티, LGBTQ.. 등 다양한 이슈들이 절묘하게 가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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