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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Kim Dec 23. 2022

산타할아버지 '친절함'을 선물해 주세요

올해 아이 선물은 친절함과 행복 부탁드릴게요 

윤건아 산타할아버지가 어떤 선물해주셨으면 좋겠어?


음.. 


친절함! 


.. 

어? 

뭐?


친절함! 


.. 

아~


며칠 뒤. 


윤건아 산타할아버지가 어떤 선물해주셨으면 좋겠어?


행복! 


기쁨! 


.. 


며칠 뒤 

(이제 시간이 별로 없다. 레고나 제발 물건을 말해줘) 


윤건아 산타할아버지가 어떤 선물해주셨으면 좋겠어? 


음..


전천당! 

(오! 좋아 좋아) 


전천당 세트! 


음 근데 중간중간 몇 권은 읽지 않았어? 

(세트가 17만 원이야!)


웅 또 읽어도 재미있어. 산타할아버지는 세트로 주시지 않을까?


음 그렇지 돈 주고 사시는 게 아니니까.. 

근데 뭐 세트는 집에 둘 때도 없고.. 안 읽은 책들로 주시지 않을까.. 

모르겠네.. (이 와중에 흥정 중인 엄마) 


그래, 어쨌든 물건이 나왔다 


돈 안 드는 기쁨 행복, 친절함을 선물로 달라는 아이 앞에서 

세속에 찌든 엄마는 말문이 막힌다. 

곱고 곱구나. 


최근 학교에서 여러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가끔 갈등이 일어나거나 어려워하는 일들이 생겼었고. 

(저학년 아이로서는 충분히 어려울 만)

그럴 때마다 

엄마에게 친절함과 다정함을 요구받는 아이는 

분명 자기에게 부족한 게 그것이고 또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나는 아이를 보면 가끔씩 내가 부끄럽다. 


산타할아버지 저에게도 친절함을 선물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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