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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재미 Apr 02. 2020

Z세대에게 꼰대가 될 밀레니얼 세대의 모습


요즘 애들과 일하기 힘드시죠?



'90년생과 함께 일하기'라는 교육 커리큘럼에 적혀 있는 문구다. 젊은 세대들과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리더들에게 존중과 변화의 방법을 가르친다. ‘요즘 애들’이라는 워딩에서 이미 존중과 변화의 자세는 찾아볼 수 없지만. 그래도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건 지금의 리더십이 역사적으로 가장 큰 챌린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대별 사고방식이 밀레니얼을 기점으로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와 너무나 다른 팀원을 포용해야 하는 리더는 힘이 든다.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리더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 조직 내 갈등이 지금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MZ세대라고 불릴 만큼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같은 편에 있으니까. 우리는 새로운 업무 도구를 활용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오랜 시간 앉아서 일만 하는 것보다 리프레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도 리더가 되고 나면 Z세대를 기존과는 다른 편에서 바라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5가지 측면에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갈등을 예상해봤다. 우리가 그토록 불편해하는 '꼰대'의 모습을 우리 자신에게서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첫 번째 충돌, 협업

밀레니얼 세대는 어디서든 협업을 사랑하지만, Z세대는 딱 온라인 협업까지 만이다. 이외에는 독립적인 업무시간을 확보하고 싶어 하며 동료와의 경쟁을 원한다. 이들은 팀워크를 통한 공동의 성과 창출보다는 개인적인 경력 개발에 더 관심이 많다. 스스로 공부하고 배우는 코딩을 생각해보면 쉽다. 어디까지나 Z세대에게 팀은 개인 다음이다. 밀레니얼 리더의 팀 프로젝트가 Z세대에게는 비능률적인 방식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두 번째 충돌, 비금전적 보상

부담스러운 회식자리는 두 세대 모두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다만, 밀레니얼 세대는 가벼운 회식이나 티타임, 선물 이벤트 등에 기쁘게 참여한다. 반면에 Z세대는 작은 보상들로 돈을 흩날릴 바에 월급을 올려주는 등의 실질적인 보상을 바란다. 그게 어렵다면 차라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부나 봉사에 돈을 쓰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저성장 시대에서 자라난 Z세대에게는 무엇보다 손에 잡히는 경제적 도움이 중요하다. 어쭙잖은 정서적 터치는 사양한다.



세 번째 충돌, 피드백과 코칭

밀레니얼 세대는 업무에 대해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 한다. 이로 인해 현재는 어플을 통한 실시간 코칭과 수시 평가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Z세대는 이런 피드백 방식이 조금 귀찮다고 느낄 수 있다. 일일이 간섭하기보다는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주길 바란다. 지나치게 많은 피드백은 안 주느니만 못하다. 그러니 입이 근질근질하더라도 참아라. 당신에게 질문을 하지 않더라도 불안해하지 말아라(그들에게는 구글링이라는 다른 상사가 있다). 마감 기한이 되면 Z세대는 업무시간에 스스로 고민하고 집중해 만들어낸 결과물을 가져올 것이다.



네 번째 충돌, 리더십

밀레니얼 세대는 업무에서의 자유로움을 원하기 때문에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리더를 바란다. 하지만 Z세대에게 이러한 리더십 스타일을 적용한다면 오히려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 따라서 명확한 틀과 지침을 주고 그 안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Z세대는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시간 낭비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밀레니얼 리더는 이들에게 일을 잘하기보다 다소 꿈꾸기를 좋아하는 이상적인 인물로 인식될 수 있다.



다섯 번째 충돌, 차별화

밀레니얼 세대는 남들과 달라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Z세대는 이전 세대만큼 필사적이지는 않다. 어찌 보면 차별화는 남들을 의식하는 데서 나오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와 다르게 Z세대는 본인이 느끼는 가치와 만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이들과 개인적 신념을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경력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개별 구성원에 대해 진심 어린 고민과 이해가 없는 리더는 결코 Z세대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존경받는 리더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는 리더가 되기 위한 길에 오르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밀레니얼 세대도 지금의 리더들처럼 Z세대 팀원들과의 소통이 힘들고 두려워지는 때가 올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심연으로부터>에서 왕관은 젊은이들이 씌워주는 것이라 말했다. 비록 왕관의 무게가 버겁더라도 진정한 명예가 뒤따른다면 버텨낼 가치가 있다. 팀원들이 당신에게 왕관을 수여하는 날을 그리며,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우리 함께 부단히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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