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들을 정의할까
밀레니얼 세대가 이토록 불행했던가? 우리를 정의하는 키워드는 왠지 모르게 짠내가 난다.
N포 세대: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5포세대(3포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 7포세대(5포세대+꿈, 희망)
횰로족: '나홀로'와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의 합성어. 이렇게 된 거 혼자라도 즐기자.
워라벨: Work & Life Balance. 일터로부터 벗어나 저녁 있는 삶을 갖기 위해 투쟁한다.
소확행: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큰 행복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치킨이 먹고 싶어요.
가심비, 착한 기업, 노마드는 그나마 낫다.
어느 정도 과장해서 이야기한 것도 없지 않지만, 이와 대비해서 언급된 Z세대의 키워드를 보고 가장 먼저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유튜브, 셀럽보다는 유튜버, 전문성보다는 만능 엔터테이너, 이미지와 영상
마이 사이더, 내 안의 기준, 숨겨진 브랜드,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경험과 체험 중시, 오프라인 구매 선호
주로 긍정적인 느낌의 키워드가 많다. 아직 Z세대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현세대의 관찰자적인 입장이 다소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들을 판단하기에는 이른 게 사실이다. 아마 Z세대가 어른이 되어 사회의 쓴맛을 보고 스스로의 콘텐츠를 생산할 때가 되면, 지금처럼 ‘긍정적이기만 한’ 키워드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 (절대로 나쁜 심보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성장 배경은 어떻게 다르기에 키워드의 극명한 차이를 불러오는 것일까?
첫 번째 요소는 경제적 환경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청소년기 때 IMF를 경험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평생을 바쳐온 집과 직장을 잃어버리는 모습을 봤다. 여기서 우리는 현재의 소중함과 자신의 행복이 최고의 가치임을 배웠다. 반면에 Z세대는 저성장 시대에서 자라나고 있다. 풍요로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소비는 더욱 신중해진다. 선택을 내릴 때 자기만의 기준이 중요해지고, 직접 경험하고 체험한 뒤에 결정하기를 원한다.
두 번째 요소는 기술적 환경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성장하면서 개인 PC와 인터넷, 폴더폰과 문자메시지,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의 변화와 함께했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이전의 아날로그와 지금의 디지털이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에 Z세대는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태어났다. 숫자와 한글을 어플로 배우는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 (Digital Native)라고 불린다. 이미지와 영상을 선호하며, 빠르고 다각적인 피드백에 익숙하다. 재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구사하려면 P;ㅠ (피땀 눈물) 어린 노력이 필요하다. Z세대와 원활하게 의사소통하기 위해서 우리가 끊임없이 그들을 탐구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