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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책방-한 해를 보내며

초콜릿 한 입, 달콤 쌉쌀한 문장 한 줄

by 초콜릿책방지기 Dec 16. 2019

   초콜릿 책방이 문을 연 지 1년 하고 7개월이 지났다. 2019년 올 한 해는 온전히 책방과 함께 호흡하고 보낸 시간이었다. 책방 유리문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계절이 변해가는 걸 알게 되고, 소소하게나마 전시하는 그림과 쿠션 커버 등을 바꾸면서 책방의 계절도 변해갔다. 


   책방에 앉아 있으면 때로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한 해 동안 책방에서 했던 행사들을 되짚어 보면 그래도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초콜릿 세미나, 모리스 센닥 세미나, 초콜릿 원데이 클래스, 와인 초콜릿 워크숍, 외국소설 번역 출간하기 강연, 슬로베니아에 사는 작가님 초대 강연, 아프리카에 관한 강연, 그림책 강연, 서양미술사 강연, 다양한 북토크 등등.


   더불어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수요일 독서모임과 토요일 독서모임이 다행히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아무래도 마음이 많이 가는 모임이라서 없어질까 봐 항상 마음을 졸이고 있었는데 아직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를 끝으로 없어지는 행사인, 토요장터와 영맥데이는 한 해 동안 꾸준히 열심히 열어 왔지만 더 괜찮은 행사가 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서 사라지게 되었다. 

   그림책 만들기 모임은 가늘고 길고 조용하게 계속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참가자가 놀랄 정도로 늘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다행히도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서 책방에서 만들고 있는 그림책이 느리지만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 


   책방의 모든 행사가 단 한 번도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 적이 없었고, 마치 책이 팔리는 모양새와 비슷하게 근근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늘고 길게 살아가는 모토를 가진 책방지기의 삶 속에서는 모든 행사가 각각의 의미를 띠면서 졸졸졸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도 이렇게 가느다랗게 이어질 것 같다. 그래서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은, 초콜릿 책방은 내게 정말 달콤 쌉쌀하구나, 하고 이렇게 마무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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