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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책방 이야기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자세

초콜릿 한 입, 달콤 쌉쌀한 한 줄의 문장

by 초콜릿책방지기 Feb 15. 2020

   초콜릿 책방이 있는 지역이 서대문구인데, 이곳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지나갔다는 뉴스가 나오고 나서 근처의 초등학교가 휴교를 했다. 졸업식은 각 교실에서 소규모로 진행했다고 하고, 주변의 학원과 도서관, 체육관 등이 모두 문을 닫았다. 밖으로 다니는 사람도 확연히 줄어들었고, 그러면서 주변 음식점과 여타의 영업장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워낙 드나드는 사람이 적었던 책방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타격을 받은 것 같기는 하지만(다행이라는 생각보다는 슬픈 마음이 앞선다),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매달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행사를 진행해왔는데 지금은 행사 자체를 기획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책방에서 강의를 해주시겠다는 선생님이 계셔도 사람을 모으는 것 자체가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낫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책방지기는 어쩐지 놀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저 북토크나 강연 같은 것을 하지 않을 뿐인데도 그렇다. 뭔가 아쉽고 허전하다. 


   행사를 진행할 때는 홍보도 힘들고 모객도 어려워서 매번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으면서도, 한동안 행사가 뜸해지면 심심하다고 난리다. 변덕으로 오만가지 죽을 다 끓이겠다. 사람이 뜸하니 마음이 초조해서 그런 것이라고 변명을 해보지만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나는 원래 이렇게 변덕스러운 인간이다. 


  책방은 책을 매개로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편하게 드나들 수 있을까 항상 고민을 한다. 책과 초콜릿, 책과 술, 책과 그림, 책과 음악, 그리고 책과 또 무엇이 연결 가능할지 생각한다. 많이 연결하면 할수록 책의 의미가 확장되고 풍부해진다고 믿는다. 변덕스러운 인간이긴 해도 이런 생각은 변함없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가만히 가라앉아 있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조용히 위안하기 위해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코로나19가 조용히 지나가기 전까지는 책과 집의 시간이라고. 책방은 이 시간이 지나갈 때까지 담담히 잘 견뎌야 할 시기라고. 나는 외로운 책과 책방의 시간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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