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한 입, 달콤 쌉쌀한 문장 한 줄
아마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을 것이다. 이 시기를 잘 견뎌낼 수 있을지도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마스크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사람 구경하기도 어렵다. 모두 조용히 집 안에서 스스로를 격리시키면서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중일 것이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은 격리 상태로 가만히 견뎌내기에는 많은 위험요소를 태생적으로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월세를 내지 않는 자영업자의 비율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아무리 매출이 떨어져도 월세는 내야만 하고, 언제 올 지 모르는 손님을 위해 기본적이 재료 등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환한 대낮이라도 실내를 잘 밝히고 있어야 하고 적당한 온도를 맞춰야 하니, 전기세도 매달 기본적인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한동안 휴업을 하는 것도, 매일 똑같이 문을 여는 것도 고민은 매한가지라고 생각한다.
초콜릿 책방은 소독과 청소를 강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정해진 영업시간 동안 문을 계속 열고 있다. 사람 구경하기 힘들지만 그렇게 정했고, 정한 것에 대해서는 더는 복잡하게 고민하지 않으려고 한다. 종일 거의 혼자서 책방을 지키면서 바깥을 내다보면 한숨을 쉬게 되지만 이렇게 문을 열면서 소소한 즐거움이 생기게 되었다. 주변 업장 사장님들과 자주 얼굴을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책방은 외톨이처럼 아파트 뒷문 쪽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데, 주변에서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잠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혹은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러 오신다. 서로의 매장이 한가하고 바쁘지 않으니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다. 좋은데 좋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내 마음은 좋은 쪽으로 더 기울어져 있다.
서로를 응원해주고, 버텨낼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무엇보다 든든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굴다리 하나 지나서 자리한 오순도순 떡볶이 사장님은 항상 환하게 웃으며 달려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헐레벌떡 달려가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만도 힘이 많이 된다. 우리는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었고 오래도록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고 있어서 더 마음이 간다. 그래서 한숨을 쉬다가도 칼칼하고 맛있는 떡볶이와 세상 제일 맛있는 튀김을 생각하면서 힘을 낸다. 아마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면역력도 더 커져서 잘 지나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오순도순 사장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