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바다로 잠수하던
고래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자신의 품으로 안겨오던
파도 속에선 숨조차 쉴 수 없는
고래를 바라보는
바다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지금도 고래는
아가미 달린 물고기들이 낯설고
주위를 가득 채운 바닷물보다
차가운 외로움 속에서 헤엄친다.
그래서 이따금씩, 아주 이따금씩
숨 막히는 파랑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쉰다.
기나긴 숨을 내쉬는 고래는
희석되는 눈물에 안도하며
다음 잠수를 준비한다.
오늘도 고래는
숨 쉴 수 없는 물속에서 살아가며
수면 위로 숨구멍을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