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키즈인 딸은 제일 귀엽고 예쁜 나이에 유치원 졸업식을 하지 못했다. 유치원의 원복이 얼마나 이쁜데, 그 원복을 입혀 졸업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코로나가 터져 유례없는 유치원 풍경이 펼쳐졌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초등학교 입학식도 못하고, 등교조차 할 수 없었다. 아이는 가방을 메고 엘레베이터 앞까지 갔다가 다시 문을 열고 집에 들어와 책상에 앉았다. 텔레비전 앞에 1인 책상을 놓고 EBS를 보며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반듯하게 앉아 3~4교시 수업이 마칠 때까지 최대한 학교생활과 비슷한 환경으로 지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실내화도 신고 지냈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아이들은 살이 찌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는 원래도 또래보다 통통했고 야외활동을 즐겨하는 아이가 아니어서 크게 코로나 상황으로 달라질 것은 없었으나 다른 집 아이들은 상황이 달랐다. 매일 놀이터에 나가 뛰놀던 아이들은 집안에 머무르며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엄마들 사이에서 미모 성수기, 미모 비수기라는 말을 한다. 내 자식이야 언제든 사랑스럽지만, 그래도 얼굴형과 체형 등이 변하는 시기가 아이들마다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 4학년때가 가장 비수기였나 싶다. 5학년이 되고 여름쯤부터는 부쩍 예뻐졌다, 키가 컸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등의 이야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듣고는 한 걸 보면 말이다.
실제로 아이는 4학년 말부터 5학년 봄까지 몸무게가 최고였는데, 여름 무렵에는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키가 크면서 체형적인 부분이 달라짐을 보였다. 그 이후로 부쩍 예뻐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아이도 싫지 않은 내색이었다. 아이는 이제 6학년이 되었다. 키는 다시 제자리인 듯한데, 길어진 머리카락이 분위기를 다르게 만들었고, 달라진 옷차림에도 한층 언니미가 보인다. 아무래도 학교 안에서도 최고 학년이다 보니, 본인들이 정말 다 큰 아이인 줄 알고 어른 흉내를 내는 것이 내 눈에는 그저 귀엽다.
아이는 6학년이 되며 거울을 보기 시작했다. 털털하고, 얼굴에 로션 바르는 것도 싫어하던 아이는 립밤을 챙겨 바르는 언니가 되었다. 머리를 감자고 하면 요리 빼고 조리 빼며 도망을 다니던 아이는 매일 아침, 잠을 줄여가며 머리를 감고 고데기로 앞머리를 정리하는 언니가 되었다. 눈뜨면 밥을 찾던 아이는 아침식사 대신 10분 더 잠을 청하는 사춘기 언니가 되었다. 엄마 옆에서 종알거리던 아이는 이제 방 문을 닫고 들어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낯선 청소년이 되어가고 있다.
늘 아이 옆에서 얼굴 마주하며 친구가 되어주고, 때로는 답안지를 채점하는 선생님이었다가, 간식과 식사를 챙기는 엄마가 되었다. 이제는 닫힌 아이 방문을 바라보며, 아이 방 안에서 새어 나오는 기타 소리를 듣는다. 친구들과의 통화소리로 아이의 기분을 짐작하는 엄마가 되었다. 아이가 자란 자리에 엄마의 기쁨과 설렘이 남았다. 외로움도 남았다. 나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