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챙겨 담고 싶은 그 말_1

1_잘 지내고 있는 거죠?_드라마 '너는 나의 봄'

by 햇빛토끼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는 이들이 있다. 이미 한참 지나 온 시간들인데, 되감기 버튼이 눌려진 듯 휘감아지더니 그들이 뜬금없이 생각나고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더라는 거다.

안부(安否)
편안 안 자에 아닐 부.
어떤 사람이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그렇지 아닌지에 대한 소식. 또는 인사로 그것을 전하거나 묻는 일.


안부의 뜻이 그렇단다.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아닌지..

만약 반대로 나의 안부를 종종 궁금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건 꽤 잘 살아온 인생이구나 싶다.

문득 내가 그들의 일상 속에서 따란- 하고 떠오르는 순간이 종종 있다는 사실은,

은은하게나마 영향을 준 부분들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내 안부를 물어봐주는 누군가가 몹시 그리울 때가 있다. 나를 궁금해하는 이의 입을 통해 나오는 다정한 안부.

그 무엇보다 강력하고도 따스하게 보듬어 줄 그 한 마디는 다름 아닌, 이거다.

"잘 지내고 있어?"


뒤늦게 챙겨보게 된 드라마가 있었는데, 서현진&김동욱 주연의 [너는 나의 봄]이란 작품이었다.

왜 이제야 이걸 보게 되었나 싶어 아쉬운 마음이 참 컸다. 하지만 동시에, 이 드라마가 이제 와서 지금에야 내 눈에 띄게 된 이유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더욱 아끼는 마음으로 대사 하나하나 간직하며 보는데, 2화에 나오는 영도와 다정의 대사에서 나는 안부에 대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 안부에 대한 대답에 따라 그 사람의 현재 상황을 엿볼 수 있다는 것!

영도_잘 지내고 있는 거죠?
다정_나쁘지 않아요.
영도_... 저런!
다정_왜죠? 난 분명히 나쁘지 않다고 했는데?


이때 영도가 하는 대사는, 아! 하는 탄성이 새어 나오게 했다.

진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는 잘 지내냐고 안 물어보죠.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 사람에게 잘 지내냐고 물어봤을 때!
"좋아"라고 대답하는 건, 좋게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거고,
"괜찮아"는 말할 힘도 없으니까 그만 물어보라는 거고,
"나쁘지 않아"는 분명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너한텐 설명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거든요.


아, 진짜? 그런 거였어?

나에게 안부를 물어봐주길 바라던 그 마음은, 어쩌면...

내가 지금 잘 지내고 있지 않아서! 내 현재 상황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은 이유로!

안부를 건네주는 그들과 연결되어 나를 조금이나마 표현할 통로를 확보하고 싶은 거였을까?


따스하게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나에게 묻는 안부를 그리워하게 했고,

그렇게 건네지는 안부인사에 나름의 답을 하며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걸 알게 되었던 그 순간!

나는 내 상태를 인식하고 명료하게 정리하고 싶었다는 것을 선명하게 알아차렸다.


그래서 조심스레 다짐해 본다.

누군가가 물어봐 줄 안부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내 안부를 물어봐주기로..

"나, 잘 지내고 있니?"

그리고 그 안부에 어느 때보다 솔직하고도 선명하게 대답해 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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