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내가 말을 잘하고 있는지 내 말투 때문에 사는 것에 문제는 없는지,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의 중요한 의미들이 다른 이들에게도 찰떡같이 전달되고 있는지 별로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되며 용기를 가지고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는데 자신의 말이, 스피치가 발목을 잡아서 배우겠다고 온 사람들이다. 멀리 안전하게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를 장착하러 말이다.
참 재밌는 게 '말'이라는 것이 해보면 그제야 안다. 머릿속에 가득 담겨있을 때는 잘 모른다. 말까지 해봐야 알게 되는 것이다. 내가 정말 그것을 알고 있는지 내가 그것에 정말 진심인지. 말하는 본인도 알고 듣는 이도 기가 막히게 안다. 머릿속으로 사방팔방 흩어져있는 생각을 정리하고 할 말을 기획하고 입 밖으로 내어놓으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좋은 말들을 쌓게 된다.
좋은 말은 좋은 나를 만든다.
나는 그들의 말이 수다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고 더 옳은 방향으로 잘 전달하게 하는 '스피치'가 되도록 돕고 있는 따스 코치다. 벌써 이 일에 집중한 지 10년이 넘었다.
2021 판데믹의 본론이 펼쳐진 올해 1월부터 나는 집을 스튜디오로 삼고 3-4명의 소규모 그룹을 모집해서 1기부터 5기까지 스피치 코칭을 하는 것에 열을 올렸다.
두 번째 진로를 꿈꾸는 엄마들 동화구연 강사를 비롯한 이미 전문강사들이었던 강사들, 음악인들, 사업가들, 공무원, 그리고 취준생.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말이 결국 곧 나 자신이라는 것. 나의 페로소나를 정하고 그에 맞는 말이 단단히 세워질 때 그들의 말은 방황하지않고, 영혼의 자존감도 비로소 균형을 잡게 된다는 것을.
그들은 8주 과정이 끝나고도 심화과정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고민하던 끝에 1기부터 5기까지의 수강생들을 한 방에 모으고 매월 1회 야밤에 줌으로 '스피치 심야식당'을 열게 된 것이다.
잘 팔리는 스피치 맛집 스피치 심야식당
삶의 허기를 달래고 어딘가에서 끊어진 나의 마음속 끈을 연결하는 곳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이들을 만나는 아지트 스피치 심야식당
이렇게 상호(?)를 짓고 나니 마음이 무척 따스하고 좋았다.
cbs의 세바시 강연 프로그램이나 세계적인 강연무 대로 알려져있는 테드는 다양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저자들이 나와 15분 정도의 시간 동안 자신의 콘텐츠를 알리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그 무대에 서는 강연자들은 책을 낸 유명저자이거나 이미 각계의 저명한 사람들 아니면 적어도
각 분야의 누구나 알만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다.(돈이 엄청 많거나)
하지만 스피치 심야식당은 실험공간이다. 저자가 아니어도 좋고 유명하지 않아도 되며 오랫동안 한 분야의 일을 하며 관통한 대단한 전문가가 아니어도 된다.
어제는 세 번째 모임이었다. 바이올린 연주자인 그녀가 준비한 스피치는 '아이의 성장과 부모의 성장'에 대한 것이었으며, 세 아이의 엄마이고 지금 두 번째 진로를 위해 꿈을 꾸고 있는 또 다른 그녀는 6년 전부터 '미니멀리스트로 살고 있는 삶의 노하우'를 줌의 청중 앞에 스피치로 전했다.
'홈스쿨 서당교육 아빠와 함께 오른 히말라야'라는 키워드로 펼쳐진 스피치 강연과 자신의 미니멀 라이프 일상의 쉬운 팁과 정수를 보여준 스피치는 그 밤 우리의 마음을 공감과 눈물 그리고 새로운 입문 지식인으로 성장하게 했다.
스피치 그것은 보험을 하나 들어두는 것과 비슷하다.
바로 다음 약속에서 써먹을 수 있거나 몇 년 안에 나의 성공을 위해 제대로 찾아 써먹을 수 있는 보험 말이다.
지금은 온라인 오프인에서 누구나 강연자가 될 수 있고 자신의 콘텐츠를 전달할 기회가 많아진 시대이다.
정기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스피치 할 기회를 만들어주어서 자신의 말하기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스피치 심야식당. 어제도 성황리에 맛나게 팔리고 맛있게 먹었다. 다양한 재료들을 가지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인심 좋게 한 접시 그득 내어놓는 요리사는 코치인 나다. 트렌디하면서도 보람차게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무엇이 있을까 지금도 즐겁게 고민하고 있다. 내가 먼저 미리 만들어 먹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