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밖 생존일기4. 유난히 따사로웠던 날에

by 해돌

모처럼 봄날마냥 햇살이 따스했던 날입니다.

햇볕의 온기가 옷깃에 닿고 살갗에 스며듭니다.

햇빛이 부셔서 눈을 감았다 떠보면, 안구에 어떤 부드러운 손길이 닿아 치유된 느낌입니다.

산책로 한켠의 시냇물은 해빙의 맑은 소리를 내며 또르르 흘러갑니다. 그 소리가 마치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처럼 청아하게 들립니다.




이토록 은혜로운 날씨 덕분일까요. 알게 모르게 긴장했던 마음이 다소 풀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수기로 쓴 글을 따로 정리해서 공유 드립니다.




"좀 가볍게 살자~ 이제 난 자유잖아?

왜 자꾸 조급해하지?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 거라면 다른 데를 구하면 되잖아~

설마 아무 데도 못갈까봐 전전긍긍하는 거야?

내가 푹 쉬고 뽀송뽀송해지면 난 어디든 마음 먹은 데 갈 수 있어~ 좀 당당해지자!

계속 머릿 속에 취업, 돈, 자리잡기 그런 걸로 혼탁하게 하며 찌푸리지 말자!"




"뭘하면 재밌을지 그것만 생각하자.

실은 나는 내가 뭘할 때 재밌는지, 언제 즐거운지 그것도 잘 모르기는 하다.

어찌보면 한심한데... 돌아볼 시간이 있어 다행이다."


"책이나 강의 좀 그만 보자.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외부의 지식이나 정제된 훈계가 아니다.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나와의 대화, 나와의 화해다."




사실 오늘은 아무 것도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방을 위한 글쓰기를 하려고 했는데, 되려 글쓰기가 저의 욕심을 키우는 게 아닌가 싶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나의 일방적인 감상이라도, 그 글들이 매일 모이면 하나의 기록이자 흐름을 이루고,

어쩌면 나의 이야기에 공감과 힘을 얻는 사람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글을 써서 다른 어떤 성취를 도모하려는 욕심이 일어나는 것 같았고(이를 계기로 출간을 한다든지), 어쩐지 처음의 의도나 동기가 흐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일은 좋은 글을 쓰다보면 자연히 생길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오늘의 글은, 다시 지극히 개인적이고, 그래서 보편적일 수 있는 모습으로 돌아가는 취지입니다.




덧) 아내에게도 제 수기 메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생각이 너무 많은 게 탈이라네요. ^^;;

이제 헤헤 웃으며, 그냥 오늘과 내일만 생각하랍니다.


주변에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 더 이상 없는데, 아내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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