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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Jun 19. 2016

교육이란 무엇일까?

실천교육교사모임 <교사가 만들어 가는 교육이야기3>

(스스로 느끼기에) 나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막상 입을 떼면 아무 생각이 안 들어서 자꾸만 핵심도 없고 앞뒤를 잘라 먹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나마 글쓰기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을까 모르겠다.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기- 참 쉽지 않다. (지금은 글마저도 ㅜㅜ)


그래도 용기를 내서 짤막한 소감을 이야기했을 만큼, 어제 있었던 강연들이 너무 좋았다. 책까지 선물 받아서 행복~ (감사합니다!) 연수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교사독립선언 두 번째 이야기>(실천교육교사모임), <수업을 비우다 배움을 채우다>(의정부여자중학교), 동시집 <붕어빵과 엄마>(최종득 엮음)


페이스북 덕분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여러 선생님들을 팔로우 하게 됐고, 그렇게 SNS에서만 보던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연수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난 토요일 창원 경남교육연수원에서 있었던 실천교육교사모임 <교사가 만들어 가는 교육이야기 3>이 그것이다. 책이나 영상으로 만났던 분들을 실제로 뵈니 마치 연예인을 보는 듯 신기한 마음도 들었다.


평일보다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카풀 게시판 덕분에 가는 길부터 신세를 지고, 여러 선생님들이 알차게 준비한 강연들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가기 전날 지난 차수 강연 영상도 봤는데 굉장히 좋았다. 벌써 세 번째라니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 반갑기도 했고, 내가 하는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만나뵙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1부는 세바시처럼 15분씩의 강연이었고 2부는 70분씩으로 운영되었다. 


드로잉쇼 때였나? 다이어리를 보니 내가 가장 먼저 받아 쓴 문장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이다. 요즘 가는 곳마다 듣게 되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한다고 하고 있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결코 작은 것이 아닌 것 같다. 평소 좋아하던 수요일밴드의 노래도 들으며 교사로서의 진로도 참 다양다는 것을 새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나는 뭘 하지?)


2부 강의에서 김재진 선생님의 <물음표 노트>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는데, 머리에는 '물음표', 가슴에는 '느낌표'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생각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 그 속에 갇혀 버리는 것도 와 닿았다. 무조건 물음표로 끝나도록 문장을 만들어 보는 '물음표 꽂기'. 아이들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나도 아이들에게 물음표를 꽂는 연습을 시켜보고 싶어졌었다.


그런 점에서도 1부 강의에서 김미연 선생님이 물음표를 던지며 강연을 시작한 것이 참 좋았다. 솔직한 고백이 많은 선생님들께 와 닿았을 것 같다. 교육이란 무엇일까? 내가 교육을 하는 건가? 조금 더디고 번거로워도 학교에서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그 목소리가 깊이 공감이 되었다.


김현주 선생님의 강연에서도 물음표가 이어졌다. 교육은 진보하고 있는가? 무엇이 진정한 배움인가? 언제 배움이 일어나는가? 학교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아이들이 원할까? 교사들이 이런 물음표를 던졌기 때문에, 교사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고, 아이들에게 묻게 되고,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공동체 학교가 실현될 수 있었을 것이다.


좋은교사 수업코칭연구소 김효수 선생님도 '어떻게 수업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를 던지며 시작하셨다. <교사, 존재로 만나다>라는 제목부터 참 마음에 들었고 "좋은 수업을 하려고 하지 말고 나다운 수업을 하자!"라는 말도 공감이 되었다. 나답게란 곧 '성찰'을 의미하며,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깨고 수업을 나누어야 한다고 하셨다.


서준호 선생님의 강연에서는 짧은 심리극/역할극이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느끼는 힘듦이 눈에 보이는 장면으로 펼쳐지니 더욱 깊이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힘들고 지친 외로운 섬과 같은 교사에게 아이들이든, 동료선생님이든 '함께' 했을 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블로그와 책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실제로 뵈니 너무 좋았다.


아이들에게 '쫀드기 쌤'으로 불리는 최종득 선생님은 '시'를 통해 수업을 했던 이야기들을 전해주셨다. 이번 연수에서 얻은 좋은 아이디어 중에 하나다. 교과서에 제시된 차시 수업을 하면서 시의 힘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일상에서 시 쓰기를 하며 아이들이 이렇게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이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다시 김재진 선생님의 강의에서, 물음표 노트의 연습 단계에 따라 직접 해볼 기회도 있어서 좋았다. 3단계는 해보지는 않았지만 어떤 대상에 대해 물음표를 던져보며 하나의 물건이 나에게 오기까지 내가 한 일이 하나도 없음을 깨닫고 저절로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것도 인상깊게 다가왔다. 교사도 물음표를 잘 던져서 아이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만난 정유진 선생님은 예비교사 시절부터 인상깊게 본 EBS의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서 수업 코칭 전문가로 나오셔서 처음 알게 되었었다. 영상에서 코칭을 받으며 정말 달라지는 교실과 아이들의 모습에 나는 "진정한 배움에는 '관계'가 있다"는 문장을 가슴에 새겼던 것 같다. 페이스북이나 책에서 읽은 선생님의 이야기들에 특별히 공감이 되었기 때문에 나는 정유진 선생님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전 세계적 네트워크로 인해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성찰이 모두가 아는 이야기가 되었고, 이제 인류에게는 '생존'보다 (지금은 과도기에 놓여 있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이 주어지게 되었다는 인류 역사 대관부터 시작하셔서 21세기 교사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당장 우리 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뇌의 세 부분, 생존의 뇌, 감정의 뇌, 사고의 뇌를 토대로 욕구이론과 교사의 역할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셨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만큼 밀도 높게 전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어떤 방법이나 요령을 더하기 하려고 했는데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당장 아침에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부터 실천해보고 싶었다.


글에도 다 담을 순 없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이 공감이 되어 고개를 끄덕여졌다. 소중한 존재, 유능한 존재로 여겨지고 싶은 마음. 소감으로 하고 싶었던 말도 많았는데 막상 말하려니 무엇을 말해야 좋을지 몰라서 내가 궁금하다고 말했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만 말이 나왔다. 글로 쓰니까 자꾸만 길어지려는 후기^^; 무튼 감사함이 컸다.


다른 여러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궁금했는데 딱 두 개만 골라서 참여할 수 있었기에 다음을 기약했다. 마지막 순서로 교사 모임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것 같았는데 잘 모르고 뭔가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또 가서 앉아 있었다. 우리가 궁금했던 것이 모임의 성격과는 달라서 결론은 '전교연 연극연수를 가보자'는 의견으로 수렴. 가본 적 있기는 했는데, 기회가 되면 또 가보고 싶다.


아무튼 교육에 관해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자리였고 이런 모임을 통해서나마 각자의 이야기를 공유한다는 것이 참 의미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우리 모두의 출발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기록과 공유가 절실하게 필요하고 생각한다. 특히 나 같은 신규에게는 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만큼, 아는 사람이 한둘은 있을 것 같긴 했는데 정말로 반가운 만남이 있었다. 연수가 좋았던 터라, 계획에 없던 뒤풀이까지 함께 할까 싶기도 했만 저녁만 간단히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피곤이 몰려오는 것을 보니 이미 무리한 일정이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다음 연수가 있으면 또 가고 싶다.


교육이란 무엇일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답은 없다. 하지만 실천교육교사모임 <교사가 만들어 가는 교육이야기>는 끊임 없이 물음표를 던지며 이 물음에 대해 함께 답을 찾아 가는 선생님들의 신나는 모임인 것 같다. 홈페이지와 C.I.가 생긴 지도 얼마 안 되었고, 운 좋게 출범식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이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수요일밴드의 <우리 함께 여기에>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수요일밴드 박대현 선생님의 글 덕분에 좋은 연수를 알게 되었는데, 더 많은 쌤들이 함께 하시면 좋겠다. :)




'교사치유센터'가 생겨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셨는데 정말 공감이 되었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다운' 교사가 되어 있는 선생님들을 보며 교사로서 선택하고 싶은 또 다른 나의 진로는 역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마음빼기 '명상 전문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 연수도 소개하고 싶어요. 이번 방학, 마음수련 교원직무연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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