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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Oct 31. 2016

여림의 미학

더디지만 함께 가기

사진 - 제목만 정해놓고 글을 안 써서.. 이 꽃은 벌써 시들어버린 지 오래 됨. ㅜㅜ 그래도 예뻤어요.
[국어사전] 여리다
1. 단단하거나 질기지 않아 부드럽거나 약하다.
2. 의지나 감정 따위가 모질지 못하고 약간 무르다.
3. 빛깔이나 소리 따위가 약간 흐리거나 약하다.
4. 기준보다 약간 모자라다.


약해보인다는 소리도 지겹고, 또 아프냐는 핀잔도 싫고, 아무 말은 없어도 귀찮아하는 듯한 눈치를 모를 예사 예민함도 아니었다.


아픈 내 몸이 가장 귀찮은 것은 나니까, 스스로에게 가장 많은 핀잔과 원망을 준 것은 바로 나다.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나를 걱정했는데, 눈치를 본 것도 내 마음이 그랬다.


나도 단단했으면 좋겠다.


늘 꿈꿨다. 강한 나, 울지 않는 나, 아프지 않은 나, 어떤 것에도 상처받지 않는 나.


그런데, 내가 여리기 때문에 알게 된 것들도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내가 단단했으면 혼자서 씩씩하게, 지치지도 않고 달려 갔을 텐데, 여리고 약한 덕에 자주 쉬었다 가면서 함께 가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나는 넘어지는 것이 싫었고 자존심도 상했지만, 누군가는 나를 비웃기도 했겠지만, 넘어진 내 손을 잡아주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다.


그렇게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들을 함께 해내곤 했다. 나도 쓸모 없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여림이 선물이었음을.


이제는, 남들만큼 달리지 못한다고 나를 채찍질하지 않아야지. 조금 느린 것도 내가 여려서 그럴 뿐이니까.


여린 덕분에, 혼자서는 갈 수가 없었기에, 나는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여림은 아름답다! :D




* 나의 속도를 되짚어보게 한 글들


* 당분간 글을 안 쓰려고요. ㅜㅜ 새로운 관심사가 생긴 까닭도 있고.. 몸살을 앓으면서 기분도 함께 늘어져서 그런지. 아마 또 금방 돌아올 거예요. ^^ 바람이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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