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 SAYOO
일주일 전에 서울 한강진역 복합 문화 공간 사유 갤러리 카페를 다녀왔다. 그림 도구들이 있는 그림카페라니!
(일주일밖에 안 지났다니..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어서 마치 아주 오래 된 것 같다.)
명상을 하면서 알게 된 그림쟁이(?) 블로거님들과의 번개였다. 사실 시작은 그림 번개가 아닌 맛집 번개였다. 지난 번 김주희 작가님 전시회, 그리고 이전에 연주회를 함께 관람하면서 자연스레 생긴 번개 모임에서 이번에는 이태원 맛집을 겨냥해 세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 날 갔던 맛집은 기회가 되면 다시 글을 쓰도록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그림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최근 그림에 맛을 들인 파블로님이 몇몇 사람들의 얼굴을 그린 것을 시작으로 우리는 내친 김에, 만나면 서로의 얼굴을 그려주기로 하였다. 주문을 하고 4층으로 올라가니 그림 그리기 좋은 널찍한 테이블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나 그림 작가님들은 종이를 비롯한 그림 도구들을 바리바리 싸오셨다. 카페에는 손님들이 그린 작품들이 곳곳에 있었다. 그림 그릴 준비를 마치자 우리는 비장한 눈빛으로 서로를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이날 식사 자리에서 내가 음식을 전투적으로 흡입하는 장면이 촬영 당하는 바람에 그 모습이 담긴 그림 선물을 받았다. 하나는 차마 공개할 수 없어서 개인 소장. 두 분, 재미있게 그려주셔서 아주 감사합니다^^ 하하하.
호로록. 많이도 먹었다.
어떻게 이렇게 뚝딱뚝딱 그리시는지 신기해서 습관처럼 또 말로만 "그림 배우고 싶다.." 했더니 "뭘 배워!! 일단 그려!!"라는 일침이 돌아왔다. "넵!!" 말보단 행동이지.
학창시절 이후로 그림에 몰입해본 적이 없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을 그렸다. 다들 그림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다는 게 느껴졌다. 누가 그림쟁이 아니랄까 봐.. 우리는 정말 그림만 열심히 그렸다. 수다도 떨고 그럴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카페 문 닫을 시간이고, 에너지가 방전되어 어질어질했다. 그림으로 하얗게 불태운 밤...
서툴지만 함께 한 사람들 모두를 그리는 데 성공~
다른 종이에 따로 그려드렸어야 했는데! 생각이 짧았다. 두 분 정도는 닮게 그린 것 같다. . '관찰'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저마다의 개성이 그림체에 드러나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역시 작가님들은 구도 잡는 것부터 스케일이 다른.
팬아트 선물하려고 다짜고짜 좋아하는 도형과 색깔을 여쭈었다. 쑥쓰럽지만, 언젠가 브런치 작가님들께도 선물했던 그 팬아트. 대부분 '별'을 좋아하셔서 별 모양으로 닉네임을 그려드렸는데 비상곰 작가님과 그리는간디 작가님은 각자 트레이드 마크인 '곰'과 '안경'을 요청하셨다. 그려놓고 괜히 뿌듯!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프로필 바꾸고 싶다고 했더니 비상곰 작가님이 다시 그려주신 내 얼굴! 다들 나만 보면 '그리기 쉽겠다'고 말한다. 내 얼굴은 왜 그리기가 쉬운가.. 달덩이 하나 그려놓고 시작하면 되는. ^_ㅜ
그림 하나로 아주,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당
* 요즘 핫한 비상곰님의 브런치
구독자 천 명 돌파 축하요!!!!
비상구 표시등만 보면 착시가 일어나고 있음...
* 콜라보 작업했던 그리는간디님의 블로그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여요.